백인 가정의 흑인 아들… 입양된 게 아니었다

phoebe@donga.com2017-11-07 15:30:20
공유하기 닫기
30년 만에 가족의 비밀이 밝혀져 
52세가 되어서야 입양된 가정의 어머니가 자신의 생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가 있습니다. 1990년대 영국의 인기 댄스뮤직 밴드 M People의 드러머 앤드류 로벨(Andrew Lovell)은 백인 가정에서 자란 유일한 흑인 아이였습니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사우스 이스트 런던에서 자란 그는 “입양됐다”는 말을 듣고 자랐지만, 부모 중 누구 한 명도 입양 당시 상황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친부모는 아니지만 부모님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항상 로벨을 응원해 주었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행복하고 따뜻한 기억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생모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그의 마음은 괴로워졌습니다. 십대 시절 그는 반항아였습니다. 알 수 없는 분노를 공격적으로 풀었던 그는 15살 때 학교에서 퇴학당했습니다.

짧은 시간 방황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기 밴드 M People의 멤버로 전성기를 누릴 무렵, 출생의 비밀에 대해 부모에게 부드럽게 물어볼 정도로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1998년 크리스마스 밤 그는 가족들에게 그동안 비밀로 했던 자신의 입양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제 진짜 부모님은 누구인가요? 제 아이들에게 핏줄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요.”

아버지 아서는 “우린 이 이야길 무덤까지 가져가려고 했어. 하지만 네가 물어보니 말해야겠구나. 여기 네 엄마 조이스가 네 진짜 엄마다”라고 말했습니다.

로벨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머리를 망치로 두드려 맞는 기분이었죠. 그는 충격 속에서 일하러 멀리 떠났습니다. 그리곤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유일한 빛은 우리 아버지의 조건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한참 방황하던 그는 2000년 1월 녹음실에서 이제 그만 울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부모를 보러 집으로 갔습니다.

13개월 만에 만난 엄마는 “미안해, 너를 사랑해. 나를 안아줘”라고 말했습니다.

마침내 모든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1960년대 한 비스킷 공장에서 일했던 어머니 조이스는 직장 동료인 조지라는 남자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두 사람은 바람을 피웠고, 로벨이 생긴 것입니다.

1964년 백인 여성이 불륜으로 낳은 흑인 아이를 키우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조이스는 출산 후 모두에게 아기가 죽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리곤 부부는 로벨을 입양한 것처럼 가장하기로 했습니다.

로벨은 “엄마가 나를 위해 싸웠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녀가 한 일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왔지만, 엄마를 용서했습니다. 나는 항상 엄마를 사랑하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가족의 유대는 과거보다 더 강해졌습니다. 아버지 아서는 201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