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콘셉트’ 日 걸그룹 “편견 갖지 말아달라”

celsetta@donga.com2017-11-06 15: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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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존재하는 일본에 독보적 콘셉트를 가진 걸 그룹이 등장했습니다. 그룹명은 ‘센군죠시(先軍女子·선군여자)’로, 북한의 선군정치(군대를 우선시하는 통치방식)에서 따 온 것으로 보입니다. 팀 리더는 ‘춘헌(Chunhun·가명)’이라는 20대 여성이 맡고 있습니다.

춘헌은 지난 8월 재팬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그룹은 패션이나 예술 등 북한의 문화적 특성에 매혹됐을 뿐, 김정은의 폭력적 통치방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이라고 해서 모두 다 나쁜 사람만 사는 건 아니다. 일반인들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침마다 모란봉 악단의 노래를 듣고 우울한 날에는 좀 더 ‘과격한’ 군가 스타일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고 합니다. 중국 단둥까지 가서 북한 화장품을 공수해다 쓸 정도로 ‘북한식 생활방식’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센군죠시 팀은 북한을 상징하는 깃발 그림을 그려 옷에 붙이는가 하면 벽에 김일성과 김정은 사진을 붙여 두고 그 앞에서 팀 소개 영상을 찍기도 했습니다.



모란봉 악단을 동경한다는 이들을 보고 ‘순진하다’, ‘독특하다’며 웃어 넘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멍청하다’, ‘제 정신이 아니다’라며 격렬히 비난하는 안티팬들도 많습니다. 때문에 리더 춘헌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활동 중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센군죠시 멤버 A(23)씨는 “전에 평양을 방문했을 때 그 곳 사람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 놀랐다. 일본TV에서 본 북한 사람들은 늘 무표정이었고 감정이 없어 보였는데 실제로는 매우 친절하고 잘 웃었다. 그 때부터 북한에 관심이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센군죠시 팀은 “우리가 북한 문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김정은의 폭력적 통치에는 완전히 반대한다. 언젠가 ‘북한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는 평화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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