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생존배낭 싸기 ‘10만원 내로 가능’

주간동아2017-11-06 11: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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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케이블TV방송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최택은 성덕선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고백했다. 이 말은 ‘생존배낭’을 장만하려는 이가 반드시 마음에 담아둬야 할 기준이다. ‘내가 사는 데 꼭 필요하고,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물건’을 골라 담아야 쓸모 있는 생존배낭이 된다는 얘기다. ‘남 보기 그럴 듯한 것’은 위기 상황에서 생존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10월 12일 국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인터넷으로 구매한 생존배낭’이라며 옅은 카키색 가방을 들어 보였다. 해당 제품 가격은 25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생존배낭이 필요하다고 고가 물건을 쇼핑몰에서 덜컥 구매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재난시대 생존법’을 펴낸 우승엽 생존21 도시재난연구소장은 “값비싼 기성품 생존배낭 안에는 성능이 뛰어나나 일반인은 사용하기 힘든 전문가용 장비,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 외제 비상식량 등이 들어 있을 공산이 크다. 그런 것보다 대형마트, 할인매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친숙한 물건이 훨씬 유용하다. 브랜드보다 내구성 위주로 물건을 고르면 10만 원 안쪽으로도 얼마든지 생존배낭을 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존을 위한 대전제는 영양 섭취, 체온 유지, 안전 확보다. 이를 지키면서 개인적 특수성을 감안해 짐을 꾸리면 된다. 물, 비상식량, 옷가지 등을 구비한 뒤 만성질환이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평소 복용하는 약 이름과 용량이 적힌 처방전을 챙기는 식이다. 어린 자녀용 생존배낭에는 아이가 힘든 여건에서 조금이나마 안정을 찾도록 도와줄 장난감 등을 넣어두는 게 좋다. 이렇게 자신이 처한 상황과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반드시 필요하겠다 싶은 물건을 하나하나 마련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재난에 대비하는 행위가 된다.

이때 명심할 것은 재난대비용 물품의 경우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손전등은 대형재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정전에 대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다. 한 개에 몇만 원씩 하는 손전등이든, 적당한 밝기의 저렴한 제품이든 모두 쓸모 있다. 우 소장은 “비싼 손전등 한 개 가격으로 저렴한 것을 여러 개 구매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생존배낭에 넣어두고 차 안과 사무실 등에도 비치해두면 위급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당신의 72시간을 지켜줄 물건들
•집에 있던 배낭 등을 제외한 총 물품 가격은 9만6820원.•준비 수량과 제품 종류 등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음.•필요에 따라 근거리 무전기(2만5000원), 나침반(3000원), 스테인리스 물컵(2400원) 등 추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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