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그랬다” 중증장애 아들 살해한 83세 어머니

celsetta@donga.com2017-11-02 16: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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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anghaiist
중증 장애인 아들을 46년 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던 83세 할머니가 아들을 죽인 혐의로 중국 광저우 법정에 섰습니다. 지팡이를 짚은 채 경찰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 할머니 황 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벌을 달라 청했습니다.

11월 1일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 5월 9일 46세 둘째 아들을 살해했습니다. 황 씨는 범행 다음날인 10일 경찰에 자수해 “수면제 60알을 아들에게 먹인 뒤 콧구멍에 솜을 채우고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날 잡아가라”고 자백했습니다.

그는 9월 21일 열린 법정에서 “나는 점점 나이가 들어 노쇠해졌고 언제 죽을 지 모른다. 내가 죽으면 아들을 돌봐 줄 사람이 없다. 아들을 정말 사랑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일주일 넘게 고민해서 결정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shanghaiist
자식이나 친척에게 아들을 맡길 수는 없었냐고 묻자 황 씨는 “이 무거운 짐을 누구에게 떠넘기겠는가. 아들은 지적 장애와 신체 장애를 같이 갖고 태어나 걷지도 말하지도 못 했고 혼자서는 밥도 못 먹을 정도였다. 내가 죽으면 어떻게 혼자 살겠는가. 남에게 맡기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보여 좌중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황 씨는 아들을 미워하거나 버리고 싶다는 생각은 평생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으나 2년 전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근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아들을 복지 시설에 맡기라고 설득했으나 황 씨는 “내 아들을 가장 잘 돌볼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거절했습니다. 47세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하루 24시간 아들을 돌보는 데 매달렸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황 씨의 큰아들과 가족들은 “어머니의 죄는 일반 살인죄와는 다르다. 그저 동생의 고통을 끝내 주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광저우 법원은 황 씨에게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판사는 “이번 사건은 증오에 의한 살인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에 의한 살인이었다”며 “그러나 생명은 가장 소중한 것이기에 부모라고 해도 자식의 생명을 빼앗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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