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부부가 불과 2주 뒤 교통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10월 3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은 로레인(Lorraine Carver·54)과 데니스 카버(Dennis Carver·52) 부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두 사람이 탄 2010년 산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이 이날 밤 집 근처인 캘리포니아주 남부 뮤리에타의 한 커브길을 지나던 중 차선을 벗어나며 두 개의 벽돌 기둥과 충돌했습니다. 차령이 화염에 휩싸이면서 운전자인 남편과 조수석에 앉아 있던 아내 모두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카버 부부는 지난 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대규모 총격 사건의 생존자입니다. 총격이 시작된 순간, 남편 데니스를 아내를 보호하려고 몸을 던져 감싸 안은 채 가까스로 현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총격 사건 이후 아내 로레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남편이 선물한 장미꽃 다발 사진과 함께 “내 남편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격이 있을 동안 내 몸을 지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은 나에게 꽃을 보내줬다”며 “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편을 뒀다”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카버 부부의 딸 브룩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 이후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느 때보다 서로 깊이 사랑하며 행복해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지 사흘 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줄 선물로 어떤 꽃이 좋을지를 물어봤다며 “엄마를 웃게 하고 싶어 한 것 같다. 지난 2주 동안 부모님은 지난 20년보다도 더 서로 사랑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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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참사서 살아남은 부부, 2주후 교통사고로 사망
phoebe@donga.comphoebe@donga.com2017-10-31 14: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