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스페이시, 안소니 랩 성추행 사과…58세에 커밍아웃

yspark@donga.com2017-10-30 16:5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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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얼 서스펙트’ 이상의 반전”
‘하우스 오브 카드’의 케빈 스페이시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1996·남우 조연상)’ ‘아메리칸 뷰티(2000·남우 주연상)’로 오스카상(미국 아카데미상)을 두 번 수상한 할리우드 배우 케빈 스페이시(58)가 동성 성추행에 대해 사과하며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 했다.

10월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케빈 스페이시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내가 술에 취해 했던 과거 행동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전했다.

남배우 안소니 랩(46)은 앞서 이날 오전 버즈피드와 인터뷰에서 31년 전이던 1986년, 소년시절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당시 두 사람이 같은 뮤지컬 공연에 출연했으며, 스페이시의 집 파티에 초대받고 손님들이 모두 떠나자 스페이시의 방에서 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랩은 15세, 스페이시는 27세였다.

버즈피드 보도에 따르면 랩은 아무도 이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으며 스페이시와 이 일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스페이시가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고,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등으로 할리우드에서 명성을 쌓는 동안 혼란과 분노가 커져갔다고 했다.

스페이시는 랩의 인터뷰가 보도된 지 수 시간 만에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그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로 해당 사건을 기억하고 못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나는 안소니 랩이라는 배우를 존경하고, 그가 털어놓은 이야기가 끔찍하다고 느낀다. 솔직히 말하면 난 그때를 기억하지 못한다. 30년이 지난 일”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내가, 그의 주장과 같은 행동을 했다면, 부적절하게도 술에 취해서 그랬을 것이다. 깊은 사과를 전한다. 그가 그동안 느껴왔을 감정에도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랩의 주장이 자신의 인생에서 다른 것을 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남성, 여성 모두와 관계를 맺어 왔다. 살아오면서 남성들과 로맨틱한 만남을 가졌고 사랑을 했다. 그리고 나는 이제 ‘게이’로 살 것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이 국내에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미성년자 건드린 걸 이걸로 덮네” “괜히 이렇게 동성애자를 욕 먹이려는 건가” “할리우드만큼 성추행이 많은 곳도 없는 듯” “유주얼 서스펙트가 실제 인생이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주얼 서스펙트(브라이언 싱어 감독)’는 스페이시에게 첫 번째 오스카상의 영예를 안겨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특히 결말부의 충격적인 반전은 이후 등장한 스릴러영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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