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보 젤리, ‘현대판 노예노동’으로 만들어진다?

celsetta@donga.com2017-10-27 17: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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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판매되는 독일 하리보 젤리가 노동 착취와 동물 학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독일 공영방송국 ARD는 10월 17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마르켄체크(Marchen Check·’브랜드 체크’라는 의미)’에서 하리보 젤리가 노동자와 동물을 착취해 얻은 원재료로 만들어진다고 고발했습니다.

젤라틴과 카노바 왁스(Carnauba Wax)는 하리보 젤리의 주재료입니다. 젤라틴은 주로 돼지에서 얻는 재료로, 하리보 사는 ‘젤리타(GELITA)’라는 회사와 계약해 젤라틴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젤리타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돼지들로 젤라틴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상에는 젤리타 사가 관리하는 돼지들이 물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더러운 우리에서 사육되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돼지들은 심지어 폐사한 돼지 옆에서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카노바 왁스 채취 작업장
카노바 왁스의 생산과정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카노바 왁스는 젤리 뭉침을 방지하고 표면에 광택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식용 왁스로 브라질 북동부에서 생산됩니다. 카노바 야자나무 잎에서 왁스를 채취하는 현지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일해도 12달러(약 1만 3000원)이상을 벌지 못하며 작업 시 안전장비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일터에는 휴식 공간도 없어 트럭 옆에서 선잠을 자도록 강요 받는가 하면 화장실이나 깨끗한 물과 같이 가장 기본적인 복지도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브라질 노동부 관계자 세르지오 카르발로 씨는 다큐멘터리에서 “작업장 노동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 이들은 물건처럼 취급 받으며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리보 측은 원재료 생산 및 공급과정에서 이러한 착취 행태가 일어나고 있는 지 몰랐다면서 엄격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하리보 대변인은 인사이더(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방송 내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동물학대와 노동착취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사회적·윤리적 기준을 지키는 데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며 납품업체를 철저히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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