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의 나라’ 일본, 면발 ‘후루룩’ 소리 숨겨주는 포크 개발

celsetta@donga.com2017-10-26 15: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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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라멘 등 면 요리를 즐겨 먹는 일본에는 면발을 먹을 때 ‘후루룩’ 소리를 크게 내면서 먹어야 맛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음식 먹을 때 ‘후루룩 쩝쩝’ 소리를 내지 않는 게 예의지만 면 요리에서만은 예외인 셈입니다. 일본인 중에서도 후루룩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이 있지만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는 건 ‘후루룩 파’ 입니다.

‌소리 내며 먹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일본인과 면 요리를 먹을 때 특히 더 당황스러워 한다는데요. 컵누들(컵라면)로 유명한 식품회사 닛신이 이런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후루룩 파’와 ‘반(反) 후루룩 파’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며 야심차게 새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닛신이 내놓은 상품은 ‘오토히코(音彦)’라는 이름의 포크입니다. ‘스마트 포크’를 표방하는 오토히코는 손잡이 부분이 유독 큰 게 특징인데요. 손잡이 안에는 소리를 감지하는 센서가 들어 있습니다. 이 포크는 면 빨아들이는 소리를 감지하자마자 스마트폰 앱과 연동돼 소리를 감춰줄 만 한 다른 소리를 재생시킵니다.



닛신 측은 “여러 사람의 ‘후루룩’ 소리를 수백 번 녹음해 분석한 결과 최적의 위장용 소리를 찾아냈다. 면발은 후루룩거리며 먹어야 제 맛이라는 사람도, 후루룩거리는 소리를 듣기 싫어하는 사람도 ‘오토히코’ 만 있으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제품 개발에 참여한 사운드 프로듀서 키요카와 신야(清川 進也)씨는 “면발을 빨아들이는 소리는 제트기 소리와도 비슷하다. 오토히코를 쓴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후루룩 소리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후루룩 소리를 아예 안 들리도록 없애는 게 아니라 다른 소리로 덮어버리기에 결국 시끄러운 건 똑같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지만,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이라는 점만은 확실한 것 같네요.

오토히코는 12월 15일 정식 발매 예정이며 현재 사전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소비자가격은 1만 4800엔(약 14만 6500원·세금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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