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살리려 디즈니월드 여행 취소한 부부

celsetta@donga.com2017-10-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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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eridan Thorse Pierard/The Dodo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는 부부 쉐리던 씨와 브라이언 씨는 최근 플로리다 주 디즈니월드로 재충전 휴가를 가기로 했습니다. 플로리다로 떠난 두 사람은 푹 쉬고 즐겁게 놀다 올 생각에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플로리다 지역 동물 구조 사이트에서 눈에 들어온 유기견 사진 한 장이 둘의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사진 속에는 털이 다 빠지고 온 몸에 상처가 가득한 늙은 개 한 마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안쓰러운 모습이 눈에 밟혀 차마 못 본 체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쉐리던 씨와 브라이언 씨는 여행 일정을 포기하고 개를 구조해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진찰 결과 개는 15세 정도로 고령인데다 오랜 길거리 생활 탓에 온 몸이 쇠약해진 상태였습니다. 한 쪽 눈은 심각하게 감염돼 시력도 온전치 못했습니다.

수의사는 가망이 없다며 개가 얼마 버티지 못 할 거라고 말했지만 부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감염이 심해 손 쓸 수 없게 된 한 쪽 눈은 적출하고 피부병 치료에 나섰습니다. 매일 씻기고 약을 발라 주자 개 역시 자기를 살리려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듯 애교를 부렸습니다.



사진=Sheridan Thorse Pierard/The Dodo
부부는 10월 11일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와의 인터뷰에서 “구피(개 이름)는 우리가 자기를 도와 주려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았나 봐요. 처음 보자마자 얼굴을 제게 비비며 안기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수의사조차 포기하라고 권했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구피는 부부의 사랑을 받고 순조롭게 회복했습니다. 노견이라 체력이 약하고 먹는 것, 움직이는 것, 화장실까지 주인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부부는 기꺼이 구피가 숨을 거두는 그 날까지 사랑을 다해 돌볼 것이라 장담했습니다.

“나이 많은 개를 입양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매우 적습니다. 곧 이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죠. 고통스러운 이별이 두려워서 노견을 키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분들이 많아요. 물론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면 그런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쉴 마지막 안식처를 만들어 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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