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 것은 멋진 일…‘안티 에이징’ 표현 쓰지 않겠다”

lastleast@donga.com2017-10-14 0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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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는 말이 있지만 ‘노년도 아름답다’는 미용 업계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유명 미용잡지 ‘얼루어(allure)’는 최근 “우리는 더 이상 ‘안티 에이징(Anti-aging·노화방지)’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얼루어의 편집장 미셸 리(Michelle Lee)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 문제는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으로, 우리의 늙어가는 것은 축하받아야 마땅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셸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노화를 방지하는 것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매 시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은 불가항력적인 것”이라며 “나이가 든다는 것은 매일 행복한 삶을 살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으로, 멋진 일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셸은 “40세 이상 여성과 대화할 때, 우리는 ‘그녀는 나이에 비해 멋있다’, ‘그녀는 나이 든 사람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며 “그냥 ‘그녀는 멋있어요‘라고 말하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미셸은 “나는 아름다움이 젊은이들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모두가 인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안티 에이징’ 표현 금지를 선언한 곳은 얼루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천연 오일 브랜드 에덴스가든(Edens Garden) 역시 지난 5일 더 이상 ‘안티 에이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덴스가든의 최고경영자 그레이스 마틴(Grace Martin)은 “우리의 결정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주 멋진 일이라는 근본적인 생각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안티 에이징’은 실제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 표현은 우리 스스로가 노화로부터 반드시 몸을 치료해야 한다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것”이라며 ‘안티 에이징’ 표현을 금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여성 CEO인 마틴은 ‘안티 에이징’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은 고객들이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밝히며 “대신 ‘안티 디파이(Anti-Defy)’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틴은 “‘Defy’는 나이에 따라 아름다움이 결정되고, 불가능한 기준에 부합하도록 스스로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라며 “더 많은 기업들이 ‘안티 에이징’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데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성의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는 ‘안티 에이징’ 표현을 대체하자는 움직임은 이전에도 있었다.

영국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비쉬(VICHY)는 ‘안티 에이징’ 대신 ‘슬로우 에이지(Slow Age)’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비쉬’의 연구 부문 책임자인 엘리사(Elisa Simonpietri)는 “여성이 기대하는 노년의 모습은 변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이 외적인 모습보다는 마음가짐과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더욱 중시하는 접근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비누와 샴푸 등을 만드는 생활용품업체 도브(Dove)는 ‘Pro Age’, 화장품 브랜드 올레이(Olay)는 ‘Age-Defying’, 화장품 회사 로레알(L’Oreal)은 ‘Age Perfect’ 등 ‘안티 에이징’ 이 아닌 새로운 표현을 통해 보습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45년간 미용 업계에서 일해 온 전문 기자 비시 벤틀리(Vicci Bentley)는 이러한 새로운 표현에 대해 “이것은 젊음에 대한 오랜 집착에서 벗어나고, 노화의 과정을 받아들이는 문화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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