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죽였냐’는 취재진 질문에 여전히 묵묵부답
여중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모 씨(35)에 대한 살인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0월 11일 오전 9시30분부터 약 45분동안 이 씨 딸 친구인 김 양(14)이 살해당한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 씨의 자택에서 살인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얇은 운동복 상의에 점퍼를 입은 이 씨는 호송 차량에서 내린 뒤 “현장검증에 동의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딸의 친구를 왜 죽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죄송하다”고만 말한 뒤 자택에 들어갔다.
현장에 몰린 주민들은 “나쁜 놈” “발가벗겨 죽일 놈” “천벌을 받아야 한다”이라고 욕설과 함께 야유를 퍼부었다.
이 씨는 자택 내부에서 지난달 30일 딸 친구인 김 양을 살해하던 상황을 마네킹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그는 김 양을 죽인 뒤 자택에서 나와 사체 유기를 위해 시신을 담은 검정색 캐리어 가방을 차량에 싣는 과정까지 재연했다.
이 씨가 나오자 일부 주민은 “저런 사람을 왜 저렇게까지 보호해줘. 무슨 인권이야”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씨를 중랑서로 호송한 뒤 범행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범행 동기에 대해 일부 진술했으나 완전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추가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양이 살해된 후 사체유기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 양은 현장검증에 동행하지 않았다. 이 양의 영장실질심사는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이 씨는 30일 자택에서 딸의 친구 김 양에게 수면제를 먹인 다음 목 졸라 살해하고 사체를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지난 5일 검거됐다.
이 씨는 사체 유기 혐의만 인정할 뿐 살인에 대해선 진술조차 거부하다가 딸이 “아빠가 친구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고 털어놓자 살인 혐의도 시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살해 방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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