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걱정까지 싹” 혐오낙서 지워준 CIF세제 마케팅

celsetta@donga.com2017-10-02 0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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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f가 루마니아를 깨끗하게 만듭니다. 근심걱정까지 지워드립니다.”

유니레버 사 세제 브랜드 치프(Cif)는 그릇이나 집안이 아닌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치프는 2014년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루마니아 전국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시민들이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욕설이나 혐오적 표현이 들어간 거리 낙서(graffiti)를 제보하면 치프 팀이 출동해 낙서를 깨끗이 지워주는 것이었습니다.

거리 곳곳에 적힌 욕설 낙서들은 시민들에게도 큰 골칫거리였습니다. ‘유태인은 루마니아에서 나가라’, ‘집시들은 죽어라’라며 민족 간 갈등을 조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낙서들은 보기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질뿐더러 어린 아이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낙서가 있는 위치와 사진을 제보받은 치프는 ‘Cif’로고가 크게 새겨진 청소차량을 파견해 벽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가는 시민들은 자연히 ‘치프 세제’라는 브랜드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캠페인 기간 동안 치프 청소팀은 무려 385곳의 혐오낙서를 지워냈습니다.



스프레이 낙서를 깨끗이 지워냄으로써 제품 성능을 직접 보여주고 사회에도 기여하겠다는 전략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웹사이트에는 25만 명 이상이 방문했고 캠페인으로 인한 매체노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20만 유로(약 16억 1700만 원)에 달했으며 1400만 명이 치프 브랜드를 접하게 됐습니다.

캠페인 후 치프는 루마니아에서 가장 유명한 가정용 세제 브랜드로 거듭났습니다. 인지도가 높아졌음은 물론 따뜻하고 인간적인 브랜드라는 이미지도 따라왔으니 정말 잘 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혐오낙서 제거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친 치프는 2017년에도 ‘치프가 루마니아를 깨끗하게’ 캠페인을 진행하며 유서 깊은 도시 건축물이나 조각상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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