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학대로 양 팔 잃은 여성, 독지가로 거듭났다

celsetta@donga.com2017-09-30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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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runge.com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학대 탓에 어린 시절 두 팔을 잃고도 꿋꿋이 운명에 맞서 자산가로 거듭난 여성이 있습니다. 19세기 미국에서 태어난 키티 스미스(Kittie Smith)씨의 이야기입니다.

키티 씨는 9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매일같이 술을 마시며 딸을 돌보지 않았고 틈만 나면 어린 딸에게 술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어린 키티는 아버지가 없을 때 가끔씩 호기심에 술을 몇 모금 맛본 적 있지만 대개 도수가 낮은 맥주였기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891년 추수감사절날 키티는 맥주가 아닌 위스키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탁자에 놓인 술병을 집어들어 조금 마시자마자 눈 앞이 빙글 돌았습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된 키티는 휘청대다 오픈형 난로 위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지만 아버지는 달려오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깨어나자 의사들은 손과 팔이 너무 많이 손상되었다며 어깨 아래 팔을 다 잘라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키티와 그 아버지를 잘 알고 있던 이웃들은 키티 아버지가 난로 위로 넘어진 딸을 일부러 방치했을 거라고 수군거렸습니다. 아버지는 아동학대 혐의로 일리노이 주 대법원에까지 섰지만 1892년 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무죄로 풀려난 아버지는 두 팔을 잃은 딸을 더 이상 돌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딸을 고아원에 보내고 자취를 감췄습니다. 무책임한 아버지가 곁을 떠나자 졸지에 고아가 된 키티는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성장했습니다.



사진=Today I Found Ou
불행 중 다행히 ‘키티 스미스 후원펀드’가 모금되면서 키티는 글쓰기와 재봉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술들을 ‘발’로 해내는 방법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불행을 딛고 습득한 여러 재주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돈을 모았고 1913년에는 시카고 일리노이 첫 여성 유권자로서 표를 행사할 정도로 재산을 모았습니다. 당시에는 일정 규모 이상 돈을 가진 사람만 투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키티 씨는 이후에도 꾸준히 재산을 불려 장애 아동들을 돕는 데 썼습니다. 그는 손 대신 발로 자수를 놓고 옷도 스스로 입을 수 있었으며 양치, 머리 빗기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동작들을 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피아노 연주, 타자기 타이핑, 목공 등에도 재능을 보였습니다.

강철 같은 의지로 불행을 이겨내고 자신과 같은 처지에 처한 어린이들까지 도운 키티 스미스 씨의 업적은 100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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