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술 이벤트 도전 대학생 사망, 누구 잘못인가

ptk@donga.com2017-09-19 16: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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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대학생이 ‘술 빨리 마시기’ 이벤트에 도전했다가 쇼크사했다면 누구의 잘못이 가장 클까. 이벤트를 주선한 술집주인일까. 도전을 부추긴 친구들일까. 아니면 무리하게 시도한 본인일까?

9월 18일 온라인 미디어 월드오브버즈와 상하이스트 등은 3개월 전 중국 광둥성 중남부 도시 주하이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대학생 사망 사건의 전말이 뒤늦게 드러나며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를 두고 여론이 시끄럽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6월 19일 밤 일어났다. 당시 주하이의 한 대학 1학년생이던 ‘왕 야오동’(19·남)은 친구들과 함께 영어시험을 치른 후 뒤풀이를 위해 칵테일바를 찾았다.

술집에서는 마침 3분 안에 칵테일 6잔(총 1800ml)을 마시면 술값을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미션에 성공하지 못하면 6잔의 술값 168위안(약 2만8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야오동은 친구들의 열띤 응원 속에 호기롭게 도전했다. 세번째 잔을 마실때 까지는 별다른 이상 증세가 드러나지 않았다. 이어 네번째 잔을 마시고 난 후 조금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응원에 열중하던 친구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마침내 여섯 번 째 잔을 비운 야오동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야오동의 입술은 자주색으로 변했고 맥박은 점점 약해졌다.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친구들은 황급히 야오동이 술을 토해내도록 애썼다. 이어 응급구조대에 연락을 취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호흡과 심장박동이 완전히 멈춘 상태였다. 쓰러진 지 약 40분이 경과한 후였다.

이 같은 자세한 내막은 최근 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는 과정에서 외부에 알려졌다.



야오동의 친구들은 “야오동이 술을 잘 못 마신다는 걸 알지 못했다. 나는 그가 술에 강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술집 주인도 변호인을 통해 “나 역시 피해자다”고 주장하며 야오동 본인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 일임을 강조했다.

야오동의 누나는 “동생은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밖에 할줄 몰랐다. 그래서 거의 모든 종류의 술을 잘 마시지 못 한다. 가족들이 술을 권해본 적도 있는데 맥주 두 잔에 얼굴이 완전히 붉어졌던 것을 기억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상하이스트는 “야오동의 죽음을 두고 현재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며 “위험한 폭음 이벤트를 벌이고 손님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술집 주인이 가장 큰 비난을 받는 분위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친구의 상태를 잘 살피지 않은 야오동의 동급생들, 또는 자신의 한계를 모르고 무리하게 도전한 피해자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술로 호기를 부리는 중국 문화를 비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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