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룸 요청’ 최영미 “실수 인정, 페북에 도취됐었다”

toystory@donga.com2017-09-15 17: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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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 홍보 대가로 객실 투숙을 요청했다가 구설에 오른 최영미 시인이 "제 실수를 인정한다. 경솔했다"고 사과했다.

9월 1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한 최 시인은 먼저 "페이스북을 시작한 지 1년 밖에 안됐다. 저를 지지해주는 분들이 페북에 모였고, 그게 힘이 돼 도취됐던 거 같다"며 "페북에 약간 중독돼 사적인 이야기를 했다. 제 실수를 인정하고 경솔했다. 저로 인해 마음 상하신 분들이 있다면 제가 사과드리고 용서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회의 미묘한 계급 문제를 건드린 거 같다"며 "제가 특급호텔을 원한다. 수영장 딸린 방을 원한다. 사람들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 거 같다. 실수한 거다"라고 덧붙였다.

최 시인은 지난해 5월 자신이 저소득자에게 지급되는 근로장려금 대상이 된 사실을 밝힌데 대해 "저는 제가 가난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그런데 작년에 마포 세무서 컴퓨터가 저를 근로장려금 대상으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 시집이 팔렸다고 그 돈이 저한테 오는 게 아니다. 정가의 10%만 받는다. 저를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하는데 안 그랬으면 좋겠다. 첫 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만 베스트셀러였다. 최근에 낸 건 만 부도 안 나갔다. 그러면 저한테 1000만원도 안 온다. 뭐 강의도 하고 원고도 써서 다른 수입도 있긴 있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부티가 나서 일거리가 안 들어온다. 그런데 페이스북을 하고 나서 일거리가 많이 들어왔다. 페이스북을 통해 원고 청탁도 하고 강의도 요청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최 시인은 '호텔방 요청' 논란 이후 격려성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최 시인은 "한 스승님이 '넌 잘 못한 거 없다. 무시해라. 세상이 그런 게 문제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또 "제 강의를 들었던 의사 부부가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그 A라는 호텔 1년 투숙 값을 제공하겠다. 마음대로 묵으시라'라고 하더라. 저는 문제 해결됐다고 연락드렸다"며 "또 A 호텔보다 지명도가 높은 호텔이 방을 제공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최 시인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집주인에게 월세 계약 만기에 집을 비워달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평생 이사를 가지 않고 살 수 있는 묘안이 떠올랐다. 내 로망이 미국 시인 도로시 파커처럼 호텔에 살다 죽는 것"이라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서울의 한 유명 호텔에 룸 요청 이메일을 보냈다며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최 시인이 공짜로 호텔 룸을 요청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고, 그는 "무료로 방을 달라고 요청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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