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6명 중 1명은 ‘빽’으로 입사 …채용청탁 비용 3000만원”

lastleast@donga.com2017-09-15 11: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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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동아일보 DB
강원랜드의 대규모 채용비리 의혹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강원랜드의 채용비리는 개장 초기에도 있었으며 현재 드러난 사실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랜드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 A씨는 9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강원랜드 개장 때부터 (채용비리가) 시작됐다고 보면 되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4년 부터이다”라고 밝혔다.

A 씨는 회사가 2004년부터는 경력 위조자와 경력 허위자에 대한 확인 없이 채용을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국정감사도 제가 알고 있는 자료를 참고했다”며 “실제로 모든 직원이 근무 당시 느꼈던 것이다. 공개채용 말고 별도의 인력 수급 계획이 없는데도 갑자기 특별채용을 했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낙하산’ 인사로 스키장 개장 당시를 예로 들었다.

A 씨에 따르면 스키장 관리자는 2급 차장으로 꽤 높은 직책에 해당되는데, 당시 허위 경력 기재, 낮은 면접 점수 등 채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가 채용됐다.

특히, 알레르기성 기관지염 천식으로 군대까지 면제받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찬 공기를 쐬면서 일해야 하는 직무에 채용이 됐다는 것이다.

A 씨는 “처음 스키장 직원 채용공고는 유경험자를 (뽑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채용공고에서 (유경험자를 뽑는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외국어 능통자면 가능하다고 바뀌어 있었다”며 특정 인물을 채용하기 위해 회사가 지원 여건을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의 자체적인 통계에 따르면 '빽'으로 들어온 직원이 한 6명당 1명 꼴”이라며 회사 내 채용비리 실태를 밝혔다.

A 씨는 또 다른 채용비리 사례로 아르바이트생의 정규직 전환을 꼽으며 “회사가 아르바이트생 중에서 직원을 채용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래서 아르바이트생들이 한 2년 동안 힘든 것을 참아가면서 채용을 기다렸는데, 아르바이트생으로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팔이 부러져 3개월 간 출근하지 않은 아르바이트생만 정직원이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당시 아르바이트생은 총 70여 명 중 정규직 전환 인원은 1명뿐이었으며,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는 지역 유지의 아들이었다고 밝혔다.

A 씨가 밝힌 채용청탁 과정에 따르면 강원랜드의 경우 인사지원실장과 인사팀장을 통해 채용청탁을 위한 접촉이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다.

실제로 그는 한 국회의원이 보좌관을 통해 채용을 청탁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히며 실명을 언급할 수 없지만,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당시 정치권의 실세였다고 말했다.

A 씨는 채용청탁 비용에도 정해진 시세가 있다며 “일반적인 청탁의 경우 1500~1700만 원, 특정 직급의 경우에는 약 3000만 원 정도”라며 “요즘은 조금 더 올랐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측이 특정 인물을 채용하고, 진급시키기 위해 필기시험을 없애는 등 내부 규정까지 바꿨다고 밝혔다.

또한 강원랜드의 현재 상황에 대해 묻자 “현재 강원랜드 임원 11명 중 6명이 (2014년 취임한) 함승희 대표 사람인데, 카지노 본부장은 국방부 헌병대 수사과 출신”이라며 “군인이 카지노와 무슨 관계가 있다고 카지노 총책임자로 오느냐”고 지적했다.

A 씨는 회사가 채용비리 외에도 김영란법까지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공무원들이나 유명지인들이 회사에 오면 호텔 식당에서 한 끼에 2,30만원하는 식사를 대접한다”며 “정작 계산할 때는 아예 계산을 하지 않거나 금액에 맞게 가짜 메뉴를 찍는 등 조작을 한다”며 회사 내 부정행위를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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