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위협도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최초 여성 IT CEO

celsetta@donga.com2017-09-07 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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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lo Freedom Forum/YouTube
여성 인권이 낮기로 유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IT 분야 최초 여성 CEO로 활약중인 로야 마붑(roya mahboob)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등 해외 경제전문매체들은 몇 년 전부터 그에게 관심을 기울였는데요. 1987년생으로 올해 31세인 이 젊은 CEO는 아프간 여성들의 삶을 바꿔나가겠다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마붑은 지난 2010년 ‘아프간 시타델 소프트웨어 컴퍼니(Afghan Citadel Software Company, ACSC)’라는 IT컨설턴트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16세 때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자연히 웹과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로 진로를 잡았습니다. 시타델 사는 2012년 미국에도 진출했으며 정부기관, 대학교, 국제기구 등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는 아프간에서 기업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마붑은 “남자들은 ‘여자’와 사업을 같이 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고객을 유치하는 게 정말 힘들었죠. 제가 CEO라고 밝히면 남자 고객들은 ‘신뢰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넘을 수 없어 보이는 장벽이 마붑과 동료들 앞에 가로놓여 있었지만 그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여성 직원들을 적극 고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지켜갔습니다. 현재 시타델 사 직원의 절반 가량이 여성입니다.

심지어 무장테러조직 탈레반의 타겟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성이 앞서서 기업을 세우고 외국인들과 협력하는 모습이 탈레반에게 눈엣가시였기 때문입니다. ‘마붑은 서구사회에 기밀을 유출하는 스파이’라는 중상모략도 따라다녔습니다. 아프간 국내에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겠다고 판단한 마붑은 해외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활로를 찾았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에게 수많은 제약이 걸려 있습니다. 기술은 그 제약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죠. 전 더 많은 소녀들이 기술을 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는 컴퓨터와 프로그래밍, 경제분야 지식 등을 배우고자 하는 여성들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도 펼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9000여 명의 학생들이 이 교육과정을 거쳐갔습니다.

마붑은 “지금은 해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뉴욕이 제 집처럼 느껴질 정도지만, 마음은 언제나 아프가니스탄에 있습니다. 더 많은 아프간 여성들이 기술을 통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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