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폭행, 목격자 있었지만 신고자 ‘0’

cja0917@donga.com2017-09-07 10:3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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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CTV 영상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대로변에서 300m가량 머리채를 잡히거나 폭행을 당하면서 끌려갈 당시 목격한 시민들이 있었지만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월 6일 피해 여학생 부모에 따르면 딸 A 양(14)은 지난 1일 집단폭행을 당하기 전 친구인 B 양(14)과 부산 사상구 엄궁동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음식을 먹다가 가해 여중생들에게 끌려갔다.

가해 여중생들은 A 양을 약 300m 떨어진 5분 거리의 골목길까지 끌고 가면서 머리채를 잡거나 공공연하게 폭행을 가했다.

B 양은 A 양 부모에게 “주변에 어른들이 있었고 수군거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신고를 안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중생들이 걸어간 도로는 왕복 6차로와 접해 있는 곳으로 식당이나 편의점, 버스정류장 등도 있다.

또한 피해 학생이 끌려가는 동안 순찰차가 현장 주변을 지나쳐 간 순간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다른 출동 건으로 우연히 지나친 것이라며, CCTV 확인결과 피해자들이 지나가기 2분 43초에 이미 이동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피해 여중생의 엄마는 딸이 심하게 폭행을 당하기 전 목격자들의 신고만 있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며 탄식했다.

누리꾼들 역시 “사회가 매정해지고 있다”, “정말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진 우리사회. 정말 병든 사회인가 봅니다”(fahr****), “저거 보고도 모른척한 어른들은 부끄러운 줄 좀 알아라. 참 인간들 정의감도 더럽게 없네”(lind****), “이 나라 어른으로서 부끄럽구나”(same****), “뻔하지. 남에 일에 끼어 들면 복잡해 진다고 어떻게 해~~ 이러고 갔겠지. 그래도 애들 싸우는것도 못말리는가. 답답해라”(hany****), “머리채를 잡혀가도 신고없는 사람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가슴이 아픕니다. 요즘 애들이 얼마나 무서운데요. 우리사회가 이렇지 않았는데 씁쓸하네요”(yun1****)고 지적했다.

직접 나서기가 어려웠다면 신고라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이들은 “앞에서 뭐라 하기가 곤란하다면 몰래 신고라도 해줬음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을텐데”(ptim****), “애 키우는 어른으로 이번 사태를 보면 우리 어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더욱 부끄럽습니다. 저 어린애들이 뭘보고 배웠을까”(seun****), “도와주고 싶은 마음 굴뚝 같은데 가서 말리기엔 가끔 무섭더라고요. 도와줄려다가 내가 다칠까봐. 무섭긴 해도 신고 정도는 해야 맞는 거 같아요”(fran****), “직접 나서 도와주지 못할망정 응급상황 시 신고는 합시다”(ehgu****)라고 강조했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한번 신고해 봤거든요. 근데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하라고?’ 식으로 전화 받습니다. 똑같은 말 계속 대답하게 하고. 아~ 이 사람들 출동하기 귀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됐다고 말하고 끊었던 기억이 있습니다”(wjd7****), “신고하면 경찰관이 큰 건 아니라고 대충 상황 정리하고 보내던데? 애들 싸움이라고. 글구 신고하면 진술서 써야 되고 주민번호 남기고 그게 싫더라. 가해자가 그리고 보복하러 오면 어떡하라고”(hfk3****)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밝히기도 했다. 비슷한 사건을 목격하고 신고를 해봤지만 경찰의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는 것.

신고자가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상황이 생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저런 상황에서 내가 말리다 가해자들이 덤벼서 방어하다 가해자가 넘어져서 다쳐봐라. 내가 범죄자 되는 개 같은 법인데 누가 나서겠냐. 이게 현실이야”(kfls****), “신고라도 해주지? 좀도와주지? 자신 아니라고 막말은 하지 맙시다. 신고해도 제3자는 씹히기 일쑤고 도와줘도 손가락하나 안닿고 도울 수 있나요? 떼어놓으려 했더니 닿았다고 맞았다고 한다”(age2****)라고 적었다.

또한 “함부로 나서지 못한다. 미성년자 잘못 건드리면 골치아파요!! 나라법이 그렇고 아이들이 그법을 악용하니까”(musi****), “현실은 길 가던 여중생들이 수상해 보인다고 말 걸거나 참견하거나 하면 성희롱으로 바로 신고 당함”(thec****), “주위 시민들 특히 남성들이 직접 나서서 도와줄 수는 없지. 차짓 잘못하면 미성년 폭행으로 역누명 씌워 고소 당할 수도 있거든”(rumi****), “이나라 법이 신고를 못하게 합니다. 경찰 검찰은 신고자를 마치 범인 취조하듯 하고 법원에서도 증인출석요구에 시도때고 없이 와라가라 하며 개인사정으로 출석안하면 강제 출두명령. 더구나 여학생 관련 신고 어설프게 하면 성추행범으로 몰리기 십상인게 현실입니다”(jw49****)라며 미성년 여학생이 얽힌 사건인 경우 나서기가 더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또 다른 누리꾼들은 “남의 일에 끼어들어봤자 자기만 손해본다고 생각해서 다들 그러는거지. 뭐. 요즘 세상 예전 같지 않음. 다들 개인주의가 팽배함”(kjm7****), “괜히 사건에 끼어들었다가 피보니까 이제 방관만 하기 시작한 거지. 사회가 만들어낸 씁쓸한 현상이다”(eheh****), “도와주다가 피해본 사람을 너무 많이 봤으니 자신도 모르게 우선은 피하게 되지”(ejle****)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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