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하디드가 온다고? 꺼져!” 란제리쇼 앞두고 中이 분노한 이유

cja0917@donga.com2017-09-07 10: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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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지 하디드 인스타그램(@gigihadid)
“상하이에 절대 오지 마. 당신을 환영할 사람은 없어. 꺼져!”

세계적인 슈퍼모델 지지 하디드(22·미국)가 오는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패션쇼에 오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인들이 격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지지 하디드의 과거 ‘동양인 비하’ 논란 때문이다.

지지 하디드는 지난 2월 한 일식 레스토랑에서 부처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이는 과자를 자신의 얼굴 옆에 가져다 댄 뒤 눈을 가늘게 뜨는 등의 표정을 지었다가 동양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동양인의 눈이 작다는 뜻의 인종차별적 행동이라는 지적이 쏟아진 것.



사진=논란이 된 영상 캡처 화면. 일부 매체는 스모선수의 얼굴을 형상화한 과자라고 보도하기도 했다./온라인 커뮤니티
문제의 영상은 지지 하디드의 여동생인 모델 벨라 하디드(21)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논란이 되자 벨라는 영상을 삭제했지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지지 하디드의 어머니인 전직 모델 욜란다 하디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독한 마음만이 웃는 부처 초콜릿을 인종 차별이라고 받아들인다”, “인종을 나누는 피부색이나 종교와 같은 것들은 우리 가족의 마음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지지 하디드는 당시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논란이 불거진 지 약 7개월 후인 지난 1일 갑자기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지 하디드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오는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에 선다는 소식을 전한 후, 중국인들이 비난을 쏟아내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

중국인들은 해당 게시물 댓글을 통해 지지 하디드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중국에 발을 들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아시아인을 경멸한다며 왜 아시아 국가에 오는 건가? 보이콧 할 거다”, “빅토리아 시크릿 쇼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지 하디드는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계정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여러분에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죄한다. 그 누구의 기분도 상하게 하려한 것은 아니었다. 저의 경솔한 행동으로 기분이 나빴다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중국에서 보낸 추억을 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신중하고 성숙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여러분이 저의 사과를 받아줄 거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이어 “더 많은 여러분과 만나고 싶고 제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용납될 수 없다. 저는 진심으로 여러분 모두를 포용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지 하디드의 사과는 분노한 중국인들의 마음을 충분히 달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과문에는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수십만 개 달렸다.

Gigi Hadid(@gigihadid)님의 공유 게시물님,

누리꾼들은 “미안하지만 당신을 용서할 수 없다. 패션쇼가 상하이에서 열리지 않았다면 당신은 절대 사과하지 않았을 것”, “사과는 했지만 난 당신이 뭘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이번 일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고 있을 것”, “쇼 때문에 사과한 것 아닌가. 쇼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빅토리아 시크릿 측은 지지 하디드 논란과 관련,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세계적인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는 세계에서 가장 섹시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지상 최대의 란제리쇼’로 유명하다.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패션쇼는 19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약 14억 명이 시청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톱모델들이 서길 원하는 꿈의 무대로, 올해 11월 28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패션쇼에는 모델 아드리아나 리마, 알레산드라 앰브로시오, 칼리 클로스, 지지 하디드 등이 오를 예정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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