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논란 ‘안아키’ 활동 재개…“애가 설사하면 숯가루”

kimgaong@donga.com2017-09-06 18:2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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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논란을 빚었던 인터넷 카페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안아키)’ 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라는 이름으로 운영을 재개했다. 운영자 김효진 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안아키’ 카페 개설일은 6월 20일이지만 지난 4일부터 정식으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현재 1200명이 넘는 회원이 모였다. 새로 개설된 카페에는 ▲집 밥으로 건강하게 ▲햇볕으로 건강하게 ▲발효식품으로 건강하게 ▲땀흘리며 건강하게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필독 공지입니다.-1’라는 제목의 글에는 “안아키가 명칭을 바꿔서 다시 시작한다”라며 재개를 알렸다. 카페지기 ‘마음살림’은 “오해로부터 비롯된 세상의 많은 비난과 질타 속에서 안아키는 다치고 상처받고 무너지고 헤어졌다”면서 “이제 다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한 안아키로 거듭나기 위해 카페를 재정비했다”라고 적었다.

또한 ‘안아키’ 운영자이자 한의사인 김효진 씨는 지난달 말 ‘화상 치료의 반란-응급조치는 찬물 아닌 따뜻한 물이다’를 출간했다. 책 소개에는 “연구 자료와 임상 경험을 통해 집에서 의료적 개입 없이 3도 화상까지 치료하는 법을 설명한다”라고 적혀있다. 책은 오로지 물과 햇빛으로 화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 소개 부분에는 안아키 운영자이자 유명 다큐멘터리에 자연주의 육아의 모범 사례로 출연한 경력이 있는 ‘31년 경력의 베테랑 한의사’로 적혀있다.

‘안아키’는 2013년 한의사 김 씨가 개설해 운영해왔으며 회원 수는 6만에 달했다. 이들은 자연주의 치료법을 주장하며 ‘예방접종 안 하기’, ‘화상을 입으면 40도가 넘는 뜨거운 물로 찜질’, ‘설사 증상에는 숯가루 먹이기’ 등 의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법을 따랐다.

하지만 올해 5월부터 안아키 카페 피해 사례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아동학대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카페도 폐쇄됐다.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안아키에 대해 “가짜뉴스보다도 더 심각한 사기 행위”라고 비판했으며 한의사협회 또한 운영자 김 씨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시민단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은 김 씨와 회원 70여 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수사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수사 내용에 대해 브리핑 하겠다”고 6일 동아닷컴에 전했다.

김가영 동아닷컴 기자 kimga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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