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때부터 널 사랑했어” 천국에 간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celsetta@donga.com2017-09-06 16: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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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acebook/Jake Coates
열한 살에 처음 만나 서른 한 살이 될 때까지 사랑을 가꿔 온 아름다운 커플이 있습니다. 9월 5일 미러(Mirror)에 소개된 영국 부부 제이크 코츠(Jake Coates)씨와 에미 콜레트(Emmy Collett)씨의 이야기입니다.

동갑 친구이자 연인인 제이크 씨와 에미 씨는 열한 살 때 처음 만나 서로 첫 눈에 반했습니다.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지만 부끄러워 말하지 못하기를 2년, 13세 소년 제이크는 용기를 내 고백했습니다. 그 날 이후 두 사람은 늘 함께였습니다.

성장하면서 학업과 진로 문제로 서로 거리를 둔 적도 있었지만 천생연분인 그들에게 ‘다른 사람을 사귄다’는 선택지는 애초부터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의사가 된 제이크 씨는 호주로 떠났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에미 씨는 런던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둘은 매일같이 화상통화를 하며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사이클링을 좋아하던 둘은 팔에 자전거 모양 커플 타투도 새기고, 2016년에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도 떠났습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두 사람에게 생각지도 못한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몇 달 동안이나 복통에 시달리던 에미 씨가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갑상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빠르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지만 에미 씨의 경우 발견이 너무 늦어 암세포가 척추, 폐, 간, 뼈로까지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해외로 여행 가서 멋지게 프러포즈할 생각이었던 제이크 씨도 마음을 바꿔야 했습니다. 에미 씨의 몸 상태가 갈수록 나빠져 비행기를 탈 수 없을 지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이크 씨는 침대에 누워 있는 에미 씨 옆에 앉아 정중히 청혼했습니다.


사진=Facebook/Jake Coates
사진=Facebook/Jake Coates
에미 씨는 고통스러운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블로그에 투병일기를 올리며 밝은 마음을 유지하려 애썼습니다. 그는 “사랑하는 제이크를 비롯해 가족, 친척, 친구 등 좋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저는 정말 운 좋은 사람입니다. 몸은 아파도 매일 웃고 있어요”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음을 굳힌 에미 씨는 연명치료를 포기하고 2016년 6월 26일 영국 런던에서부터 덴마크와 벨기에를 거쳐 네덜란드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사랑하는 남편 제이크 씨도 함께였습니다. 제이크 씨는 몸이 아픈 에미 씨를 위해 2인용 자전거를 준비했습니다.

부부는 자전거 여행기를 공개하며 기금 모금에도 나섰습니다. 목표액 10만 파운드를 훨씬 넘은 13만 9349 파운드(한화 약 2억 620만 원)가 모였고, 부부는 이 돈을 암 환자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둘은 큰 고통을 겪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무사히 여행을 마쳤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간 에미 씨는 2017년 6월 17일 31세를 일기로 조용히 눈 감았습니다.

제이크 씨는 “저와 아내의 여행을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SNS에 진심을 담은 글을 올렸습니다.


사진=Facebook/Jake Coates
“아내 없는 세상에 살게 된 저는 텅 빈 사람이 된 느낌입니다. 이제 차를 운전할 때 가슴이 너무 아파 조수석을 바라보기도 힘듭니다. 그 자리에는 늘 에미가 앉아 있었거든요.

에미는 제 모든 것이었고 제가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였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 것도 모두 에미 때문이었습니다. 아내를 잃었다는 걸 실감하기 싫어서 휴대전화도 꺼 버리고 사람들도 만나지 않으려 했지만 에미는 제가 그렇게 사는 걸 원하지 않겠지요.

저는 11살 때부터 쭉 에미를 사랑했습니다. 에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고 제게 과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배우자였습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미소를 가진 여성이었습니다. 친절함과 선한 마음으로 가득한 눈동자의 소유자였고 놀라울 정도로 사려 깊었으며 강인함까지 겸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을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려가 “사랑해요”라고 말해 주세요. 껴안아 주세요.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붙어 있으세요. 제 아내의 좌우명인 ‘더 많이 웃고 더 깊이 사랑하며 늘 친절하라’를 꼭 기억해 주세요.

에미, 늘 입던 가운을 입고 소파에 편히 누워 날 기다려 줘. 곧 당신 손을 잡아주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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