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치료’ 단식기도 시킨 英 교회…3일간 물도 안 줘

celsetta@donga.com2017-08-14 18: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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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동성애자 신자를 ‘치료’하겠다며 3일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게 한 영국 교회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리버풀 안필드 인근에 위치한 이 교회 보조목사는 “기도로 동성애를 고치면 이성과 결혼해 아이를 낳고 살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월 13일 미러(Mirror)자매지 리버풀 에코(Liverpool Echo)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남자 동성애자 신도에게 단식기도를 권한 것은 ‘마이클 형제’라고 불리는 보조목사였습니다. 마이클 보조목사는 고민하는 신도에게 동성애자가 된다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결혼해서 아이를 갖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면 동성애를 ‘치료’할 수 있다고 설득했습니다.

한편 교회 목사 데스먼드 사누시(Desmond Sanusi)는 “마이클 형제’의 주장은 우리 교회의 공식적 입장이 아니다. 교회는 성적 지향성에 관계없이 모든 신도를 포용한다”고 밝히면서도 단식기도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 데스먼드 목사는 “지난 20여 년 간 유사한 단식기도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급사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리버풀 에코 소속 기자가 신자로 위장해 직접 단식기도 프로그램을 체험해 본 결과, ‘모든 신도를 포용한다’는 교회 입장과는 달리 마이클 보조목사는 동성애 혐오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동성애는 악마의 속임수에 불과하다. 유명인들이 자기 이름을 알리기 위해 커밍아웃하는 수법에 속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식을 함으로써 영혼을 겸손하게 만들고 육체는 더욱 더 젊어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3일 동안 곡기를 끊고 물조차 마시지 않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정신과 의사 루이즈 시어도시우(Louise Theodosiou)씨는 “사람이 24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뇌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정신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3일간 물조차 마시지 않는 것은 극도로 위험하다. 심장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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