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으로 128억 파티’ 피해자 “나만 바보됐다”

phoebe@donga.com2017-08-14 1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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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모은 기부금 128억 원 중 2억 원만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돈으로 고급 외제차를 사고 요트 선상타피를 해온 단체 ‘새희망씨앗’이 최근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해당 단체에 기부한 시민들은 4만 9000여명에 달하는데요. 후원자들은 깊은 배신감을 토로했습니다. 8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피해자는 2013년부터 2014년 사이 매달 50만 원 씩 1년 간 기부했는데요. 이 피해자는 “기부를 권하는 전화를 받고, 인터넷으로 해당 단체 검색을 해봤는데 기부활동을 한 내역이 보였고 연예인 중에도 기부자가 있었다”라며 “내가 후원하는 아이 정보도 볼 수 있었고, 의심할 여지가 단 한건도 없었다”라고 억울해했습니다. 의심 없이 기부하던 이 피해자는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후원의 밤 행사에 가보고 이상해 기부를 끊었다고 합니다. 호텔서 행사를 하고 비싼 뷔페를 먹으며 감사패도 주고받아 이상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그는 내 돈을 이렇게 쓰는구나 싶어서 후원을 정리했다는 데요. 피해자는 “호화 여행이나 외제차 등 자신들의 즐거움을 위해 썼다라는 것이 좀 많이 답답하고 이걸 기부한 사람들은 바보가 된 느낌”이라며 “참 너무 나쁜 사람들 같다”라고 분노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으로 평소 기부하려고 마음먹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꽤 많은 사람들은 이 일로 인해서 ‘아, 기부를 절대 하지 말아야겠 다’라고 마음먹으신 분들도 꽤 되리라고 생각 한다”라며 사회 기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단법인 ‘새희망씨앗’ 회장 윤 모(54) 씨와 대표 김 모(37) 씨에 대해 상습사기·업무상 횡령·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법인 관계자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윤 씨 등은 2014년부터 기부단체 사단법인과 교육 콘텐츠 판매 업체를 동시에 운영하며 4만 9000여 명에게 기부금 128억 원을 모금해 쌈짓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기부자들은 적게는 5000원 많게는 1600만 원까지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수도권 21개 콜센터에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정기 후원을 요청하는 식으로 운영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이나 결손 아동을 지원한다고 설명하며 자동이체, 신용카드 할부 결제 등으로도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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