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남녀차이 어쩔 수 없어” 주장한 엔지니어 해고

celsetta@donga.com2017-08-08 15: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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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
‘여성이 정보기술계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는 건 직장 내 편견이나 차별 때문이 아니라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는 글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구글의 남성 엔지니어가 결국 해고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IT전문매체 기즈모도 등에 따르면 문제의 글을 올린 사람은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레(James Damore)로 밝혀졌습니다. 다모레는 8월 5일 ‘구글의 이념적 편향(Google’s Ideological Echo Chamber)’이라는 10페이지 분량의 글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구글이 추구하는 다양성 존중 이념은 잘못돼 있다며 일터(구글)에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은 차별 때문이 아니라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여성은 아이디어를 내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것보다는 감성적인 부분에 더 관심이 많으므로 기술분야보다는 사회, 예술 분야에 적합하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다모레는 “구글은 좌편향(lean left)되어 있다”며 회사가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 성·인종·국적·종교 등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 ‘PC’라는 약어로도 쓰임)을 추구한 나머지 회사의 이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을 배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쳐 ‘생물학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글이 공개되자 구글은 물론 실리콘밸리 전체가 요동쳤습니다. 구글 직원들은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지 않다”, “글쓴이를 당장 해고하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소식을 접한 다른 회사 직원들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근 구글은 남녀 간 임금 격차 문제로 미국 노동부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동부는 구글이 예전부터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적은 임금을 지급해 왔다고 지적하며 임금지불관행 상세내역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차별을 정당화하는 다모레의 글은 불에 기름을 부은 셈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구글 측은 “다모레의 글은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우리 회사의 행동규범을 위반하는 내용”이라고 밝힌 뒤 다모레를 해고했습니다. 구글 다양성 담당 총책임자 다니엘 브라운(Danielle Brown)은 8월 7일 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것은 구글의 중요한 이념이자 성공 비결”이라고 못박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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