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대책위 “관행? 감독 지위 이용한 비열한 사건”

yyynnn@donga.com2017-08-08 10:33:57
공유하기 닫기
김기덕 대책위 측 “여배우 A씨 수사 촉구, 영화계 관행 바로잡을 것”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측이 김기덕 감독의 여배우 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그동안 영화계에 깊숙이 자리 잡았던 관행에 대한 뿌리를 뽑아야한다고 말했다.

8월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 공동대책위원회(여성성영화인모임,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렵영화협회 등 총 149개)의 주최로 김기덕 감독의 폭행 등에 관한 진실규명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날 영화감독 김기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김기덕 대책위) 측은 “지난해부터 영화계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수많은 피해자들의 증언과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있어왔다. 그리고 오늘, 한국 영화계가 직면한 폭력, 폭언, 강요된 노출 및 베드신의 연기, 성상남, 성폭력 등 오랜 기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인권침해 문제의 또 다른 피해사건의 해결을 위해 영화계, 여성계 법조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의 감정 이입을 위해 실제로 폭행을 저지르는 것은 연출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될 수 없습니다. 이는 연출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배우는 시나리오에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해당 상황을 연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입니다. 성폭력 장면을 리얼하게 찍기 위해 배우와 사전 합의 없이 실제 성폭력을 행할 수 없으며, 살해 장면을 리얼하게 찍기 위해 직접 살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영화연출자 아닌 사람들도 그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상식입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리고 공동위 측은 “단순히 한 명의 영화감독과 한 명의 여성 배우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영화감독이라는 우월적 지위와 자신이 절대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영화 촬영 현장을 비열하게 이용한 사건입니다. 수많은 영화 스태프들이 보는 앞에서 뺨을 때리고, 폭언과 모욕,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상대배우의 성기를 직접 잡게 하는 행위를 강요하고, 사실과 다른 소문을 퍼트려 피해를 이븐 여성배우의 명예를 훼손한 사건입니다. 이는 피해자들의 이름만 바뀔 뿐 끝도 없이 반복되어 온 영화업계의 폭력적인 노동환경 등 뿌리 깊은 인권침해의 문제입니다”라고 이번 사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했다.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그것은 연출이 아니라 폭력이다' 기자회견에서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또 “이 자리에 모인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주목하여 영화계, 나아가 연예계 전반에 만연한 인권침해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 사건과 대한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바이며, 영화계의 잘못된 연출 관행을 바로 잡아 모든 영화인의 인권이 보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고 마무리 지으며 요구 사항을 전했다.

한편 여배우 A씨는 2013년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에서 주연을 맡았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A씨의 뺨을 때렸고 대본에 없었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 결국 A씨는 영화 출연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A씨의 주장에 대해 김기덕 감독 측은 피소 사실은 맞지만 사실관계에 다른 점이 있다며 A씨의 주장은 반박했다. 김기덕 필름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랜 친분이 있던 A씨는 몇 차례 출연요청을 했지만 작품 제안을 할 때마다 거절을 했고 ‘뫼비우스’도 촬영 결정 후 2회 촬영을 하다 일방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라며 “이에 제작비용이 없는 관계로 영화에 출연하는 여배우가 일인이역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폭력 행위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 “첫 촬영 첫 장면이 부부가 서로 싸움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제가 디렉팅을 하면서 제 따귀를 제가 때리며 시범을 보인 것”이라며 “4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