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그만 하세요! 아이 안 낳을 거예요”

hs87cho@donga.com2017-08-04 17: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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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20대 여성 A 씨는 남자친구와 ‘딩크(DINK·Double Income No Kid)족’으로 살겠다고 약속했다. 맞벌이하면서 아이를 잘 키울 자신이 없고, 과도한 양육비가 부담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회식 자리에서 상사의 과한 걱정(?)에 기분이 상했다. 자녀 계획이 없다는 말에 심한 잔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는 “예비 신랑도 딩크족으로 살고 싶어해 뜻이 맞아 결혼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아기를 갖지 않는다는 말에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불쾌해했다.

이어 “결혼을 하면 꼭 아기를 가져야하냐. 남편과 함께 삶을 즐기면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 취업포털에서 20대 이상 여성 12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은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10.6%)’고 답했다.

이들은 '과도한 양육 및 교육비 부담'(41.4%)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육아에 대한 사회보장 시스템 미흡(19.5%) ▲자유로운 생활 불가능(17.3%) ▲육아와 일 병행의 부담(15.8%)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출산을 거부하는 부부는 늘어나고 있지만 주위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상에서도 딩크족의 토로가 이어지자 한 네티즌은 “주변인들의 오지랖에 정말 화가 난다. 왜 이렇게 남의 일에 간섭이 많은 건지. 그래서 요즘은 나중에 가진다면서 대충 얼버무린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딩크족이라고 밝힌 남성은 답답함을 호소하며 한마디 남겼다. “아내와 함께 버는 돈으로 즐겁게 살고 싶다. 아기를 안 낳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되레 물어보고 싶다. 그래서 아이는 왜 낳아야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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