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장 직원, 맹견에게 40분간 공격 당해…”죽은 척 했다”

celsetta@donga.com2017-08-02 17: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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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hil Harris/Daily Mirror
사육장 관리인으로 일하던 33세 여성이 저먼 셰퍼드와 벨지안 셰퍼드에게 40여 분간 공격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아무리 저항해도 개들을 떼어낼 수 없었던 여성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죽은 척’을 해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 사건은 8월 1일 미러(Mirror)등 여러 온라인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폴란드 출신 여성 베아타 오부초스카(Beata Obuchowska)씨는 얼마 전 영국 하트포드셔에 있는 개 사육장에 취업했습니다. 이 사육장은 불법 번식장이었지만 베아타 씨는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사나워 보이는 개들이 불결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네’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으르렁대는 개들을 보고 불안해진 베아타 씨가 사장 니자물 이슬람(Nijamul Islam·44)에게 “개들이 절 공격하면 어쩌죠”라고 물었지만 사장은 “보기에만 사납지 순한 개들이니 소리만 질러도 자기 우리 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사장의 말과는 달리 베아타 씨는 출근한 지 이틀 만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청소하던 도중 개 두 마리에 공격 당해 팔과 허벅지 살점이 다 뜯겨져 나갔습니다.

“저는 키 162cm에 몸무게 58kg정도입니다. 그 개들에게 있어선 장난감이나 다름 없는 크기였죠. 소리도 질러 보고 달래도 보고 같이 달려들어 물기도 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제가 저항할수록 개들은 더 으르렁대며 물어뜯었습니다. 그 때의 고통과 공포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개들은 40여 분 동안이나 지치지도 않고 베아타 씨를 공격했습니다. 팔과 손가락은 부러졌고 살점이 뜯겨 나가 근육과 뼈가 다 드러날 지경이었습니다. 이대로 죽으면 일곱 살 된 딸이 혼자 남아야 한다는 생각에 베아타 씨는 이를 악물었습니다. 오른쪽 손 손가락이 거의 떨어져 나갈 지경인 것을 본 그는 개들에게 왼팔 팔뚝을 내밀었습니다. 개들은 기다렸다는 듯 팔을 물었습니다.

“놈들이 도저히 지치는 기색이 없어서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죽은 척을 했습니다. 땅바닥에 얼굴을 묻고 꼼짝도 하지 않았더니 5분쯤 뒤 흥미를 잃고 떠나더군요.”



불법 사육장을 조사하는 하트포드셔 경찰. 사진=South Beds News
베아타 씨를 구한 것은 사육장이 위치한 농장 땅 주인이었습니다. 땅 주인은 불법 사육장과 전혀 관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베아타 씨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자기 차로 베아타 씨를 병원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사장 니자물 이슬람은 베아타 씨에게 “경찰에게는 개한테 뜯겼다고 하지 말고 길에서 공격 당했다고 말해”라며 거짓 진술을 강요했지만 결국 그 동안 저지른 불법행위가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그는 2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니자물은 “장기간 집을 비우는 주인들을 위해 반려견들을 위탁 받아 돌봐주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사나운 개들을 교배해 유럽 지역에 경비견으로 팔아 넘기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트포드셔 경찰 수석조사관 게리 맥도날드(Gerry McDonald)씨는 “정말 참혹한 현장이었습니다. 사육장은 온통 오물로 뒤덮여 있었고 사나운 개들이 우리 안에서 울부짖고 있었어요. 오죽하면 전 피해자 여성이 ‘먹이’로 맹견 우리에 던져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했습니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 돌아온 베아타 씨는 손가락 두 개 접합수술을 받았으며 허벅지 피부 이식수술, 심하게 손상된 왼팔 수술 등을 받고 회복 중입니다. 베아타 씨를 공격한 개 두 마리는 농장을 탈출했다가 붙잡혀 안락사 처분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개 100마리 중 60마리는 안락사 되었고 아직 어린 개 등 40마리는 동물 보호소로 이동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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