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낮다는 이유로 두 아이 빼앗긴 부모 “돌려주세요”

celsetta@donga.com2017-08-02 16: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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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acebook
지능이 낮다는 이유로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를 모두 빼앗긴 부모가 아이들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미국 오레곤 주에 사는 이 부부의 사연은 7월 19일 지역언론 오레고니안(The Oregonian)에 보도됐습니다.

에이미 파브리니(Amy Fabbrini·31)씨와 에릭 치글러(Eric Ziegler·38)씨는 첫 아들 크리스토퍼(Christopher·3)가 태어나자마자 양육권을 박탈당했습니다. 5개월 전 태어난 둘째 아들 헌터(Hunter)도 복지시설에 빼앗겼습니다. 두 사람의 지능이 낮아 아이를 정상적으로 양육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을 일주일에 두 번씩만 면회할 수 있습니다.

엄마 에이미 씨의 IQ는 72, 아빠 에릭 씨는 66입니다. 성인 평균 지능지수는 90~110 사이이며 지능지수 70미만은 지적장애로 분류됩니다. 지능지수가 낮아도 교육과 생활훈련을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에이미 씨는 예전에 식료품점 점원으로 일한 적 있으며 에릭 씨는 카펫 까는 일을 했습니다. 현재는 두 사람 모두 정부의 지원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에릭 씨는 “저도 제가 장애가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냥 남들보다 배우는 속도가 느릴 뿐이에요. 자꾸 하다 보면 알 수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전부터 부부를 곁에서 지켜보며 도와주던 자원봉사자 쉐런 하겐바흐(Sherrene Hagenbach)씨는 복지국의 방침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쉐런 씨는 “이 부부에게서 양육권을 뺏는 게 정말 옳은 일일까요? 더 똑똑한 사람이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규칙을 적용한다면 저는 제 아이들을 빌 게이츠에게 넘겨야 할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부부에게 “아이 손을 잘 씻기고 밖에 나갈 때는 얼굴만이 아니라 팔다리에도 선크림을 잘 발라 줘야 한다”며 육아 방법을 알려 주었고, 이들이 배운 대로 열심히 따라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복지국 관계자는 시찰 결과 부부가 아이를 돌볼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부가 아이와 마룻바닥에서 함께 자다가 아이를 깔아뭉갤 뻔 했으며 반려견 사료 챙겨주는 것도 자주 잊을 정도로 건망증이 심해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에릭 씨 아버지는 "친부모와 사는 것과 위탁부모와 사는 것 중 어느 게 아이에게 좋을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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