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되겠니?” 학생에 후원금 요구한 연대 강사

cja0917@donga.com2017-08-01 11: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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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강사가 학생들에게 수백만원대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27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연세대 대나무숲에는 ‘교수가 수백만 원대 후원금을 요구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1학기 때 들었던 1학점짜리 운동 수업 담당 A 강사가 연구 후원금 명목으로 200만 원을 요구했다며 그와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기말평가 일시를 잘못 이해해 평가에 참석하지 못했고 A 강사는 이후 전화 통화에서 “자신이 평가 날짜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불찰도 있고 (글쓴이가) 성실히 수업에 참여했으니 그 부분에 대해 참작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A 강사는 글쓴이에게 연락해 연구 후원금을 책정한 만큼 받아야 지원금이 나온다는 취지로 말하며 “한 200(만 원) 정도 되겠니?”라고 돈을 2주간 빌려달라고 했다.

글쓴이가 “용돈 받아 생활하는 학생 입장에서 200만 원이 어디 있겠나. 전 재산이 20만 원 정도”라고 거절하자 A 강사는 “우선 20만 원을 먼저 보내주고 다른 친구나 선배들 알아봐서 200(만 원)을 채워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A 강사는 글쓴이의 거부에도 계속 다시 전화하면서 집요하게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쓴이는 “어려울 것 같다고 문자를 보냈는데도 계속해서 (A 강사로부터) 연락이 왔다”며 “학생을 가르친다는 사람의 행동이 맞나 싶다. 정말 화가 났던 것은 자신의 호칭을 ‘선배’라고 했던 것”이라며 분한 심경을 토로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대나무숲 글 이전부터 다른 학생들의 신고가 있어 학과 차원에서 조사가 이뤄졌고 연세대 졸업생인 A 강사가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즉각적으로 연세대 모든 강의에서 배제했고 당연히 2학기 수업도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피해 학생들에게 받은 돈은 모두 돌려주도록 조치했다”며 “학교는 이번 일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단호하게 대처하고 징계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학교 소속 교수나 직원이 아니므로 지금까지 결정된 징계는 강의 배제 수준이지만, 학교가 부여한 지위를 악용해 ‘갑질’을 한 것”이라며 “형사 고발 등 추가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아이구 쪽팔려라. 교수가 학생들한테 할 말이 따로 있지 돈을 요구하다니 그 학생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성적 개판으로 줄까 걱정 많이 했을거 같다”(hcss****), “학점을 200만 원에 팔겠다는 건가?”(ikis****), “형사고발감 아님???? 기말고사 직후면 성적으로 협박한 건데”(juy3****)라며 황당함과 분노를 쏟아냈다.

또 “뇌속에 지식만 들었고 인간성은 제로인 인간이네”(bgki****), “후원금? 단어를 제대로 써야지. 어린 학생들한테 삥 뜯는 거 아니야?”(hera****), “이야 요즘같은 시대에 대단하네. 멍청한 건가?”(tjss****)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반면 “시간 강사하다가 생활고와 우울감으로 자살한 사람도 많다더라. 학생에게 학점을 미끼로 금품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불량하지만 강사처우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길 바란다”(uand****)라는 지적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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