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사람이 “우유 사주세요” 한다면?

celsetta@donga.com2017-07-25 1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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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다가와 “실례지만 우유 한 통만 사 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은 눈을 흘기며 자리를 피하거나 못 들은 척 무시할 겁니다. 낯선 이를 위해 돈을 쓸 만큼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일 수도 있고 혹시 상대방이 위험한 사람일까 봐 걱정스러워서일 수도 있죠.

미국 여성 아리안 넬슨(Ariane Nelson)씨도 최근 이런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상대방은 10대 중후반에서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였습니다. 넬슨 씨는 거절하려다가 잠시 생각한 뒤 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혹시 내 작은 도움이 이 청년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넬슨 씨는 작은 변덕을 부려 보기로 결심하고 주유소에 붙어 있는 작은 상점에 들어가 우유 한 통을 사서 나왔습니다.

청년은 정말로 우유를 받을 줄 몰랐다는 듯 눈을 둥그렇게 뜨고 감사하다고 계속 인사했습니다. 그 옆에 서 있던 여자친구도 부끄러운 듯 고개 숙여 인사했고, 넬슨 씨는 좀 더 호의를 베풀어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사진=Ariane Nelson/Facebook
그는 청년에게 20달러를 쥐여 주며 “마침 차를 좀 세차해야 할 것 같은데 도와줄 수 있나요?”라고 부탁했습니다. 일거리를 얻게 된 청년은 환하게 웃으며 차를 깨끗이 닦아 주었습니다.

이후 넬슨 씨는 두 젊은이와 함께 한참 대화를 나눴습니다. 두 사람은 가방 속에 구인 전단지를 가득 들고 있었습니다.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직장을 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정이 너무 안 좋아서 당장 일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취업이 잘 되지 않는다며 걱정하는 젊은이들을 보고 안타까워진 넬슨 씨는 두 사람을 차에 태워 자기 집에 데려가 밥을 먹이고, 면접 때 입고 가라며 깔끔한 옷도 내어 주었습니다.

넬슨 씨가 자기 경험담을 SNS로 공유하자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려 깊은 마음씨를 칭찬했습니다. 이 사연은 쉐어블리 등 여러 온라인 매체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넬슨 씨는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내가 힘들 때 누군가가 하늘에서 내려 준 축복처럼 다가와 도움을 준다면 얼마나 기쁘겠어요. 나 역시 남에게 축복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라며 웃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넬슨 씨. 그는 청년들에게 자기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면접이 잡히면 같이 의논해 보자며 멘토 역할을 자처했다고 합니다.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등대가 되어 준 넬슨 씨에게 늘 멋진 일만 생겼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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