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킹덤’ 김은희 작가 “시즌2 줄거리요? 말하면 돈줄 끊겨”

백솔미 기자2019-01-3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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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첫 한국드라마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출연자의 연기나 세트 구성을 모르는 상태에서 작업하는 게 신선했다”고 돌이켰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넷플릭스 첫 한국드라마 ‘킹덤’ 김은희 작가

끊임없는 욕망의 이기적인 인간 그려
2월 시즌2 첫 촬영…시즌3 여지 남겨


김은희 작가는 “주변 사람들과 SNS를 커닝해 반응을 예측한다”며 웃었다. 그의 말은 넷플릭스가 자사 정책상 영상 조회수 등 흥행 정도를 드러내는 수치 자료를 밝히지 않는 탓에 ‘킹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감지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시즌1을 선보이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른 드라마처럼 영상을 확인하며 쓰지 못해 조금 불안했다. 넷플릭스는 시즌2 제작이 확정된 것만으로도 시즌1이 성공한 거라고 하더라. 돌이켜보니 출연자들의 연기나 세트 구성 등을 모르는 상태에서 작업하는 게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싶었다”

주지훈·류승룡·배두나 등이 주연한 ‘킹덤’은 ‘좀비 사극’으로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이들로 인해 고통받는 민초의 서글픔을 녹여냈다. 민중은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역병’의 괴물인 좀비가 되고,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는다. 욕망 앞에서 이들에게 조선시대 반상(班常)의 계급은 부질없다.

김 작가는 “인간은 최악에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밑바닥을 드러낸다”며 “끊임없이 욕망을 채우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좀비였을까.

“좀비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평소 질병과 전염병 등에 대한 관심도 많아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좀비의 존재가 긴장감과 공포를 주지만 슬퍼보였다. 그런 슬픈 존재를 권력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었다.”

● “시즌2 내용? 비밀!”

김 작가는 시즌1을 집필하면서 총 6부작에 등장하는 장소를 직접 찾았다. 부산 금정산성과 낙동강 주변을 걸으며 카메라에 담길 모습을 상상했다. 기온이 10℃만 되어도 “뼈에 한기가 들어” 많이 걷지 못하면서도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니며 글을 썼다. 그는 “노트북 앞을 떠나 있으면 괴롭다”면서 “작가인 제가 작품에 빠져 살지 않으면 어떻게 시청자에게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겠냐”며 열정을 드러냈다.

김 작가는 주·조연, 단역 등 모든 출연자들에 각별한 애정을 표하며 특히 총잡이 영신 역의 김성규에 대해 “캐스팅 후 ‘범죄도시’를 봤는데 동일인물인가 싶더라”고 했다. 이어 ‘킹덤’ 속에서 “화면을 갖고 놀며 몸을 저렇게 쓰는 연기를 하다니”라며 놀라워했다.

그런 연기자는 물론 김성훈 감독 등 스태프의 힘으로 자신의 글이 영상화하는 과정을 지켜본 그는 이제 2월11일 시즌2의 첫 촬영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미 시즌2 대본을 완성한 만큼 호기심으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할까. ‘비밀 유지’ 계약서를 작성해 많은 말을 하면 작가가 바뀔지도 모른다. 하하! 시즌3에서는 더 많은 등장인물과 공감의 요소를 그려내고 싶다. 시즌2에 그 여지를 남겨뒀다. 이게 제 돈줄이다. 하하!”

● 김은희 작가

▲ 1972년생
▲ 1995년 수원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 1998년 SBS 방송작가 입사
▲ 2006년 영화 ‘그해 여름’ 시나리오로 데뷔
▲ 2010년 ‘위기일발 풍년빌라’로 첫 드라마 대본 집필
▲ 2011년부터 드라마 ‘싸인’ ‘유령’ ‘쓰리 데이즈’ 등 집필
▲ 2016년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 표창·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시그널)
▲ 2020년 넷플릭스 ‘킹덤’ 시즌2 공개 예정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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