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쏜 조명탄에 대화재…美 섬 태운 ‘SOS’

최강주 기자2026-05-20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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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로사섬에서 돛단배 난파로 고립됐던 67세 선원이 땅에 거대한 ‘SOS’ 문자를 새겨 해안경비대에 극적 구조됐다. 사진=미국 벤투라 해안경비기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섬에서 조난당한 선원이 발사한 구조 신호용 조명탄으로 인해 대형 산불이 발생해 1만 에이커(약 1224만 평) 이상의 국립공원이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19일 미국 벤투라 해안경비기지에 따르면, 구조당국은 지난 15일 오전 10시 38분경(현지 시간) 산타로사섬 인근 바위에 돛단배가 충돌해 고립됐던 A 씨(67)를 구조했다.

A 씨는 조난 직후 구조 요청을 위해 조명탄을 발사했으나 이 불씨가 건조한 식생에 옮겨붙으면서 산불로 번졌다. A 씨는 화재로 까얗게 그을린 땅 위에 거대한 ‘SOS’ 문자를 새겼다. 해안경비대는 헬기로 그를 구조해 카마릴로 공항 의료진에게 인계했다.

그러나 구조 직후에도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섬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이번 화재는 산타로사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소방 당국은 강한 바람이 불어 불길이 산 위쪽으로 급격히 치솟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해안가 특유의 해양층 기후 조건과 강풍이 맞물려 소방 헬기 등 공중 진화 작전이 전면 중단됐다. 도서 지역의 제한된 통신 인프라와 험난한 지형도 진화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화재로 국립공원관리청 직원 11명이 긴급 대피했다. 화재 지역인 산타로사섬은 약 1만 3000년 전 인류의 유골이 발견된 고고학 유적지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다. 소방 당국은 문화재와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어선을 구축 중이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