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가 이 정도” 의회서 알몸 사진 공개한 女의원

최강주 기자2025-06-09 08:36:00

ⓒ뉴시스

뉴질랜드 국회에서 한 여성 의원이 인공지능 기술로 합성된 자신의 나체 사진을 공개하며, 딥페이크 성범죄의 심각성과 법적 대응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 법 제정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4일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액트당 소속 로라 맥클루어 의원은 지난달 14일 국회 연설 중 자신의 AI 딥페이크 누드 이미지를 들어 보이며 발언했다.

공개된 사진은 얼굴을 제외한 나체 부위가 흐릿하게 모자이크 처리된 이미지로,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였다.

그는 “이런 딥페이크 이미지를 여러 장 만드는 데 5분도 안 걸린다”며 “딥페이크 성 착취물 사이트는 구글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맥클루어 의원은 “피해자에게 이런 이미지는 모욕적이고 참담하다. 비록 진짜 내 사진이 아니더라도, 다른 의원들 앞에서 사진을 들고 있어야 했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맥클루어 의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동의 성적 딥페이크 생성 및 유포를 범죄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폴 골드스미스 법무장관에 따르면, 해당 법안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현재 채택을 고려 중은 아니지만, 의원과 직접 만나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적 딥페이크는 매우 유해한 문제라고 인정하면서도 기존 범죄법과 유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법으로도 일부 행위는 처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맥클루어 의원은 이에 대해 “정작 현실에선 법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매일같이 누군가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만들고 퍼뜨리는데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노동당 대표 크리스 힙킨스도 “AI 기술로 사람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건 매우 악질적 행위”라며 “정부가 새로운 법안이나 조치를 고민 중이라면 노동당 역시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서겠다”고 알렸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