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회사가 밀맥주를? 브랜드들이 만든 이색음료 5

마시즘
마시즘2020-05-29 11: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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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브랜드가 음료를 만들었으면?
평행우주, 다차원의 세계… 같은 말들은 나를 즐겁게 한다. 물론 문과라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함정이지만. 지금 내가 당연하게 겪고 보고 있는 것들이. 다른 세계에서는 전혀 다르게 통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만약에 마시즘이 음료가 아니라 라면이라면(라면시즘), 젤리였다면(젤리즘)…’

안타깝게도 그런 세계를 체험할 수는 없다. 하지만 브랜드들의 도전은 이런 평행우주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밀가루 회사가 밀맥주를 낸다면, 자동차 회사가 마시는 차를 내는 곳이었다면… 아마 망했겠지? 하지만 한 번쯤은 내봐도 재미있잖아?

오늘 마시즘은 브랜드들이 낸 음료에 대한 이야기다.
1위. 오뚜기
카레맥주, 토마토 케찹 맥주
작년에 놓쳐서 가장 아까웠던 음료 1위. 바로 오뚜기 50주년을 기념삼아 나온 ‘카레맥주’와 ‘토마토케찹맥주’다. 어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물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선물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런식으로 회사임직원을 없앨(?) 생각이었냐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맥주를 만든 ‘어메이징 브루어리’에서는 판매를 할 정도로 완성도가 있는 맥주였다고. 카레맛(카레 위트 에일)은 밀 맥주에 오뚜기 카레의 향신료를, 케찹맛(토마토 블론드 에일)은 토마토 퓌레를 이용해 달달한 맛의 맥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50주년이 지났기에 마실 수 없는 것은 다행…아니 아깝다.
2위. 곰표
밀맥주
지난해 패딩을 만들고, 티셔츠를 만들고, 팝콘을 만들었을 때도 나는 곰표에 눈 깜짝 하고 있지 않았다. 나는 음료덕후이기 때문이고, 그런 나에게 하얀 곰은 오직 ‘코카콜라’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곰표가 이젠 음료의 세계로 돌아왔다. 심지어 밀맥주라고?

과연 밀가루의 회사답게 좋은 선택을 했다. 맥주를 만든 브루어리는 바로 ‘세븐브로이’다. 마시려면 임직원이 되도록 노력해야 했던 오뚜기의 맥주와 다르게 CU편의점에 입점을 한다고 한다. 무난하게 맛있을 것 같다는 단점만 빼면(마시즘=자극충) 꼭 한 번 사보고 싶은 맥주다.
3위. 현대차의
현대 차(茶)
“차를 사러 왔다가. 차만 마시고 와버렸지 뭐야?” 지난해 연말 현대차에서는 방문고객들에게 차(Car) 대신 차(茶)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광고 영상에서 마치 차를 사줄듯 이야기 하다가, 마시는 차를 선물하는 것이 킬링 포인트였다.

현대 차는 운전 중의 여러 상황을 대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스위티(애플파이 티),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세이프티(페퍼민트 루이보스 블렌디드 티),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날리는 액티비티(캐모마일 레몬밤 블렌드 티)라고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진짜 차(茶) 회사가 자동차를 만드는 것 뿐이다. 일해라! 립톤! 힘내라! 보성녹차!
4위. 죠스떡볶이
죠스어묵티
죠스어묵티는 브랜드와 음료 콜라보에서 큰 획을 그은 작품이다. 만우절 장난으로 시작했다가 실제 제품개발에 들어간 점. 그리고 제품을 원하는 상황과 사람까지 많은 부분이 딱 맞아 떨어졌다. 겨울에 이거 찾으러 떠돌다가 마셨을 때의 기쁨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 물론 여름이 되면 눈사람처럼 잊혀지는 게 함정.

죠스어묵티가 열어놓은 길을 따라 라면회사인 팔킨이 ‘라면티백’ 그리고 ‘사골티백’. 다양한 티백제품을 내고 있다. 마시즘도 ‘평양냉면 국물티’같은 거 내고 싶었는데. 평양냉면 처음 마셔보고 포기를 했다는 후문이.
5위. 교촌치킨
허니스파클링
한국에서 코카콜라와 외나무 다리 매치를 벌이는 음료가 무엇일까? 펩시? 칠성사이다? 아니다. 바로 교촌치킨의 허니스파클링이다. 교촌치킨은 음료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치킨에 단짝인 콜라를 제치고 이 음료를 추가해서 보내는 큰 결정을 했다.

당연히 치덕들의 반발은 엄청났다(자유를… 아니 콜라를 달라). 한때는 민트초코와 지코를 제치고 한국에서 보내놓고 욕먹는 음료로 손꼽히기 까지 했던 이 녀석. 하지만 출시한지 벌써 3년 아직도 살아있다. 버리기만 했는데 마셔보니 괜찮더라, 깔라만시와 섞어 먹으면 맛있더라 등의 호감여론도 생겼다.

이대로 허니 스파클링이 자리를 잡는다면, 교촌의 다음은 치맥을 대체하는 주류를 만들지 않을까?
만약의 세계를 현실로
브랜드들의 음료진출
평행우주는 없었지만 브랜드들의 외도(?)는 있었다. 단순한 만우절 장난, 마케팅을 넘어 상품을 내보면서 자신들이 가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마실 수 있게 하는 것이 참 멋있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맛있지는…

어디까지나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쌓아오고 인정받은 나름의 장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도전이 가능해 진 것. 올해는 어떤 브랜드들이 음료의 세계에 문을 두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