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린이, ‘코 피지’ 뽑으려다 세균 감염돼 뇌 수술

celsetta@donga.com2017-12-15 16: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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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xstshark
겉으로는 깨끗해 보일지라도, 씻지 않은 손에는 수없이 많은 세균이 달라붙어 있습니다. 이런 손으로 눈을 비비고 여드름을 짜는 등 얼굴을 건드렸다가는 심각한 병에 걸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 중국 광저우에 사는 열 살 소녀 샤오메이(Xiao Mei)는 코 피지를 뽑아 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얌전히 얼굴을 맡겼다가 뇌 수술까지 하게 됐습니다. 웨이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이 소녀의 오른쪽 측두엽 아래에서는 두께 3cm, 길이 4.5cm의 감염부위가 발견됐습니다. 샤오메이는 12월 13일 지난대학교 부속병원에서 뇌 수술을 받고 두개골 안에 고인 고름 8ml를 뽑아냈습니다.

조사 결과 샤오메이의 어머니가 아이 코에 있는 블랙헤드를 씻지 않은 손으로 짜 주다가 세균이 혈관을 타고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샤오메이는 피지를 짜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식욕을 잃고 구토 증세를 보였으며 고열과 두통을 호소했습니다. 가족들은 아이가 독한 감기에 걸렸다고만 여기고 사흘 간 집에서 요양하게 했으나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샤오메이를 담당한 지난대 부속병원 의료진은 진찰 당시 아이의 뇌 압력이 매우 높은 상태였으며 뇌 이탈(brain Herniation) 초기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샤오메이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구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이라는 균으로 판명됐습니다. 이 균은 페니실린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어 쉽게 치료하기 어렵기 때문에 ‘슈퍼버그(superbug)’라고도 불립니다. 다행히 아이는 치료를 받은 뒤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료진은 샤오메이의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가족과 상담하던 도중 아이 어머니가 씻지 않은 손으로 아이의 코 피지를 짰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코 주변에는 뇌로 가는 혈관이 밀집해 있어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심각한 감염증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손으로 우악스럽게 코 피지를 짜내면 당장은 개운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모공을 더 넓게 만들 뿐더러 심각한 감염을 초래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늘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고, 코 주변은 더욱 조심스럽게 만져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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