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깔깔 웃고 잠 안 자는 아기…병인 줄 몰랐다”

celsetta@donga.com2017-07-14 15: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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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오데트(Robin Audette)씨와 커크 히스코(Kirk Hisko)씨는 3년 전 딸 에버(Ever)를 낳았습니다. 처음 맞이하는 ‘자식’이라는 존재는 부부에게 큰 기쁨을 주었지만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먹은 것을 잘 소화시키지 못 했고 몸이 아프니 계속 울어 댔습니다.

처음엔 엄마 아빠 노릇을 처음 해 보는 거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해 그런 거라고 여기던 부부도 아이의 증상이 일주일 정도 계속되자 위기감을 느끼고 병원을 찾았습니다. 진단 결과는 위-식도 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이었습니다. 위로 들어간 음식물이 식도로 역류해 불편함을 유발하는 질환이었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자 에버의 상태는 눈에 띄게 좋아졌고 까르르 웃는 횟수도 점차 늘었습니다. 아이 웃음은 나날이 늘어 어느 새 하루 종일 깔깔대고 웃는 아이가 돼 있었습니다. 심지어 에버는 잠도 거의 자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수면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하루 네 시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아이 성격이 단순히 밝아졌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웃고 있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조용히 집중하거나 가만히 있는 시간도 없이 계속 깔깔대는 아이 모습에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결국 부부는 에버를 또 다시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받았습니다. 검진 결과는 이름도 낯선 ‘엔젤만 증후군(Angelmn's Syndrome)’ 이었습니다. 엔젤만 증후군은 15번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으로 신체와 정신 발달이 늦고 과도하게 웃으며 언어를 잘 사용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수면이 불규칙하거나 과다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딸의 증상이 전부 엔젤만 증후군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게 된 부부는 크게 낙심했습니다. 로빈 씨는 “사람은 잠을 자야 하지만 에버는 거의 잠들지 않아요. 하루 한 시간만 자거나 아예 안 잘 때도 많습니다. 이게 에버를 돌보는 데 있어서 제일 힘든 부분이에요”라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에버 가족의 사연은 바크로프트TV, 쉐어블리 등 온라인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엔젤만 증후군을 치료하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지만 로빈 씨와 커크 씨는 희망을 잃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 딸은 저희에게 있어 정말 완벽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에버가 스스로 밥을 먹고 자기가 원하는 걸 또렷하게 말 할 수 있으면 에버 본인의 삶이 훨씬 더 편해지겠죠. 저희가 원하는 건 그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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