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언니들을 잡아라”… 여성 관광객 가이드북 나온다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한국관광공사 6, 7월중 책자 배포
급증하는 동남아 여성관광객 타깃… 한류스타 패션-맛집 등 정보 담아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좋아하는 말레이시아 여성 A 씨. 드라마에서 보던 한류스타들이 찾는다는 고급 뷰티 살롱을 찾아 머리를 손질했다. 한국 여성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파는 가게에 들러 쇼핑을 즐기고 스파 체험도 했다. 마치 한국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빅뱅, 2AM 등 케이팝 스타가 운영하는 카페와 갤러리에도 들렀다. 그들과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설레기도 했다.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한국 빙수 등 디저트도 맛봤다. 한국 전통 한과와 한식을 직접 만들고 먹어본 것도 백미였다.

A 씨는 세계에서 3번째로 높다는 롯데월드타워에 올라 야경을 보거나 북촌의 기와지붕을 보며 밤의 서울을 즐길 계획이다. 또 서울에만 머무르지 않고 부산과 전북 전주 등 다른 도시도 여행할 예정이다.

A 씨처럼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국 관광 가이드북이 이르면 이달 중 발간된다. 한국의 뷰티, 패션, 미식, 문화에 특화한 안내 책자다. 외국인 여성 관광객이 한국 관광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자 이들을 겨냥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다.

○ 방한 여성 관광객 위한 첫 가이드북 

‌한국관광공사는 14일 외국인 여성 관광객을 위한 ‘레이디스 스페셜(Lady‘s Special)’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6, 7월 중 여성 전용 가이드북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관광 시장의 주축이 된 여성 관광객을 적극 유치해 방한 시장의 미래 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여성 관광객의 수는 920만9810명으로 전년 대비 39.7% 늘었다. 남성 관광객도 전년보다 24.5% 늘었으나 여성보다 300만 명가량 적은 652만3538명이었다.


관광공사는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등에 관심이 많은 동남아시아 여성 관광객이 급증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2006년 방한 관광객 중 여성 비중은 2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0%로 26%포인트 증가했다. 태국의 여성 관광객 비중도 10년 사이 17%포인트 늘어 지난해 65%를 나타냈다. 뷰티·패션 등 한류를 주제로 한 이번 가이드북이 동남아 여성을 주 타깃으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동남아는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후 시장을 다변화할 주요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 뷰티·패션에 치우친 콘텐츠는 보완해야 

‌다만 가이드북이 뷰티·패션, 요리 등 특정 주제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지난달 동남아시아 여성 30여 명을 대상으로 사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한과 체험, 서울로 2017 등 만족도가 60%에도 미치지 못하는 콘텐츠도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여성 관광객 대상’이라는 틀에 갇혀 천편일률적인 쇼핑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적극적인 소비자 조사 등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내놔야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가이드북 발행 횟수를 연 2회로 늘려 보다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다루는 등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기정 한국관광공사 아시아중동팀장은 “이번 1차 가이드북을 시작으로 추후 국가별 선호도 등을 조사해 수요자의 입맛에 맞춘 여성 전용 가이드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