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배경은? ‘영혼결혼식 축가’

eunhyang@donga.com2017-05-18 16:59:30
공유하기 닫기
18일 5·18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품에 안겨 오열한 유가족 김소형(37·여)씨. 출처=뉴시스
‘임을 위한 행진곡’이 5월 18일 9년 만에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되는 가운데 가사 및 작사·작곡 배경이 이목을 끌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는 다음과 같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가사 속 주인공은 연인 사이였던 ‘윤상원’과 ‘박기순’이다. 박기순은 1979년 노동현장에서 야학을 운영하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했으며, 윤상원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중 계엄군에 의해 사살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두 사람의 영혼 결혼식에 헌정된 노래다.

이 행진곡은 1981년 소설가 황석영과 광주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만든 곡이다. 당시 황석영은 ‘전두환 정권’의 감시를 피해 자택에서 김종률 등 광주지역 문화예술인 약 10명과 함께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을 기리고, 5·18 민주화 운동 희생자 추모를 위한 노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영혼 결혼식 주인공. 윤상원-박기순 씨
5·18기념재단
당시 황석영은 사회운동가 백기완의 옥중 시 ‘묏비나리’의 일부를 차용해 작사했고, 당시 전남대 학생이던 김종률 씨가 작곡해 곡을 완성했다.

완성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2년 2월 20일 광주 망월동 묘지에서 윤상원과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서 불렸으며, 이후 1983년부터 약 26년 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됐다. 전두환 정권 때였던 80년대에는 금지곡으로 지정돼 테이프와 시위 현장을 중심으로 구전돼왔다.

‌▶관련 기사 [뉴데일리] “임을 위한 행진곡, 김일성 위해 만든 게 아니다”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 이후 2008년까지 제창돼 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운영 기간이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합창’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공약했고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2일 제37주년 5·18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국가보훈처에 지시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