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의 '친구'가 첫 고백 “그는 김정은도 동정했다”

phoebe@donga.com2017-04-24 10:39:04
공유하기 닫기
週刊SPA 인터넷 기사 화면 캡처
일본의 한 주간지가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북한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이 생전에 동생인 김정은을 동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4월 22일 일본 주간지 슈칸스파(週刊SPA)는 김정남의 친구인 중국계 사업가 A씨의 인터뷰를 실었는데요.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기소된 피의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 2명뿐입니다. 인터폴이 북한 국적 4명을 지명수배하고 있지만, 북한에 귀국했다고 보이는 만큼 체포 가능성은 낮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김정남 시신의 북한 반송과 함께 미궁 속으로 흩어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거주 중인 A씨는 이런 상황에 분노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왜 그렇게 성격 좋은 녀석을 태연하게 죽였나”라고 무겁게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북한 로열패밀리가 아닌 친구 김정남의 모습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 김정남은 김정은도 동정했다

그는 김정남과 아들 한솔 씨와 투샷, 문신을 보여주는 포즈 사진, 각종 재미난 표정의 셀카를 공개했다고 합니다. 그는 5년 전 싱가포르의 한 바에서 김정남과 바로 옆에 앉은 것이 친교를 나누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진짜 김정남일까?’라고 힐끔거리던 그에게 함께 밥을 먹자고 한 것은 김정남이라고 합니다. 이후 A씨는 김정남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마다 어울려 놀았다고 합니다.

“그는 김정남임을 전혀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잘난 체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많습니다. 한 번은 스위스 국제 학교 유학 시절 친구를 소개받았는데 투자 은행에서 일하는 엘리트뿐이었습니다. 일본인 친구도 많고 모두 ‘김상’이라고 해서 나도 그렇게 부르게 됐습니다. 덕분에 저도 일본인 친구가 늘어났습니다. 친구들 모두 모여 그를 위해 생일파티를 열었는데, 그런 때면 그는 재미난 모습을 했습니다. 그는 문신을 보여주고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했습니다.”

A 씨가 아는 한, 암살에 떨고 있는 모습은 없었다고 합니다. 김정은에게는 동정적인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가끔 북한 이야기를 하면 ‘나는 축복 받았습니다’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아버지가 스위스에 유학시켜 주었기에 세상을 알 수 있었다’고. 반면 ‘정은이는 불쌍하다. 북한 밖에 모르고 성장했으니 저런 식으로 밖에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북에서 나올 수도 없다. 나도 그렇게 컸다면 같은 입장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김정은을 나쁘게 말할 수가 없다’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김정남은) 자식 사랑이 끔찍했던 자신의 아버지(김정일)를 존경했다”면서 “그는 인종과 관계없이 사람을 좋아했다”라고 김정남에 대해 기억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믿을 수 없다. 절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라며 의아해 했습니다.

그는 김정남이 싱가포르에서는 항상 혼자 행동했으며 술자리가 끝나면 혼자 택시를 잡아탔다며 떨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 ‘강남스타일’ 즐겨 불러

A씨는 김정남이 노래방에 가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개사해 “오빠는 평양 스타일”이라며 불렀다고 했는데요. 김정남이 싸이 말춤을 추며 노래를 하면 웃음바다가 되곤 했다고 했습니다.

술에 취한 김정남은 누구라도 상관없이 ‘헤이 브라더(Hey, brother)’라고 부르곤 했는데, 그걸 보고 주위 사람들은 “네 동생은 북한에 있잖아”라며 놀리곤 했다고 했습니다.

A씨는 마카오를 방문했을 때 김한솔 씨도 함께 술자리에 동석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솔이 있으면 김정남은 조금 어른스럽게 행동하거나 약간 거들먹거리기도 했다”, “(김정남이) 한솔에게 ‘가끔은 헌팅 좀 해 보라’며 억지로 헌팅 시킨 것도 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김정남은 한솔 외에도 자녀가 두 명 더 있는데 남달리 한솔을 귀여워했다”라며 “그가 사망한 후 한솔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을 보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대체로 밝고 꾸밈없는 김정남이지만 가끔은 술자리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는 “2013년에 (김정남의) 고모부 장성택이 처형됐을 때 그는 가라앉아 있었다”면서 “그래도 김정남은 정치와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자신의 말로 인해 누군가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항상 밝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A씨는 추측했습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