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무조건 안마사?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

celsetta@donga.com2017-04-20 1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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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봄내음 프로젝트를 통해 아로마테라피스트(향기전문가) 교육을 받고 있는 시각장애인 학생 유경탁 군. 우=시각장애인 아로마테라피스트가 만든 '봄내음 디퓨저'. 사진=봄내음 프로젝트 팀 제공
4월 20일, 장애인의 날…향기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시각장애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마사’를 떠올릴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사를 직업으로 선택하고 있으며, 안마사 아닌 다른 직업도 꿈꾸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자의로 안마사가 되는 시각장애인도 있지만, 다른 길을 꿈꾸고 싶어도 주위 환경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13년 공주대학교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98.5%가 “장애를 갖고 있지 않았더라면 안마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취업을 앞둔 서울맹학교 재학생 중 46% 역시 “생계 유지와 신체적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마사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넘어 시각장애인들이 새로운 직업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강원대학교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학생들은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보다 예민한 후각을 갖고 있다는 데 착안해 시각장애인 아로마테라피스트(향기전문가)를 양성하는 ‘봄내음’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강원대학교 사회공헌동아리 인액터스의 '봄내음 프로젝트' 팀원들. 사진=봄내음 프로젝트 팀 제공
봄내음 팀은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향기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게 교육과정 수료를 돕고, 그들과 함께 ‘봄내음 디퓨저(방향제)’를 만들었습니다. 카페나 게스트하우스 등 향기가 필요한 곳에 디퓨저를 납품해 시각장애인 아로마테라피스트 양성 교육비를 마련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학생들도 뛰어난 후각을 살린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데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봄내음 팀원들은 최근 지역 내 한 카페에 디퓨저를 납품하며 꿈 실현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봄내음 프로젝트 팀원들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시각장애인도 안마사 이외의 새로운 직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나길 바랍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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