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미세먼지 만들어 미세먼지 인체 영향 밝힌다

동아사이언스
에디터 동아사이언스|
봄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와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학조사 결과일 뿐 구체적으로 미세먼지가 특정 질환에 대해 어떤 유해성을 갖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미세먼지의 성분 구성별 독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미세먼지의 인체 위해성을 연구하기 위해 미세먼지를 인공으로 생성하고 포집해 동물 실험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 미세먼지 대기(大氣)모델’을 개발했다고 지난 4월 17일 밝혔다.
안전성평가연구소가 인공으로 생성한 미세먼지(왼쪽)와 대기 중에서 포집된 미세먼지(오른쪽).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인체 위해성을 연구하기 위해 미세먼지를 인공으로 생성하고 포집해 동물 실험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 미세먼지 대기(大氣)모델’을 개발했다. - 안전성평가연구소 제공
미세먼지의 생성 요인은 지역적 특성, 계절, 시간 등에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미세먼지 성분의 표준을 설정하기 어렵고, 독성 평가를 위해서는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순한 대기포집 방식은 한계가 있었다.

이규홍 KIT 흡입독성연구센터장은 “3개월간 미세먼지를 동물에 노출시키려면 ㎏ 단위의 미세먼지가 필요하지만,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를 직접 포집하는 방식으로는 포집에만 수개월이 소요된다”며 “미세먼지의 성분이나 농도가 균일하게 유지되지 않고 다른 물질이 섞이는 등의 문제 때문에 정밀하게 조건을 통제해야 하는 실험에는 활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 미세먼지 대기모델은 탄소봉에 전기적 충격을 가해 입자를 쪼개는 방식으로 에어로졸을 만든 뒤, 여기에 열을 가하면서 황산염 같은 염이나 중금속을 더해 인공 미세먼지를 생성한다. 이때 온도 조건에 따라 미세먼지 성분의 비중이 달라진다. 이 센터장은 “서울의 미세먼지 성분과 농촌의 미세먼지 성분은 다르다”며 “특정 성분과 크기의 미세먼지를 인공으로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성분 차이에서 비롯된 인체 위해성 차이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인공 미세먼지 대기모델을 활용해 이르면 내년부터 동물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른 조건은 동일하게 유지한 채 동물을 특정 성분과 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미세먼지에 대한 독성 평가가 가능하다. 또 쥐를 대상으로 이미 구축한 호흡기 질환 모델 35종 외에 심혈관, 뇌질환, 면역교란 모델을 추가로 구축하여 기존 역학연구 및 세포연구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질환별 영향 규명에도 나설 예정이다.

KIT 정문구 소장은 “미세먼지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어린이나 노약자, 호흡기 및 심혈관계 관련 질환자 등 외부 자극에 취약한 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미세먼지의 독성 기전을 밝혀 이를 토대로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는 예방의약품, 치료제,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