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담배 한 개비” 죽기 전 마지막 소원 들어준 병원

phoebe@donga.com2017-04-11 14: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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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석양을 보며 화이트 와인 한 잔, 담배 한 개비를 즐겼다.’

덴마크 병원에서 75세 환자의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덴마크 매체 BT는 4월 8일(현지시간) 오르후스 대학 병원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을 전했습니다.

월요일 75세 환자 카스텐 플레밍 한센이 이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는 대동맥 파열, 동맥류 감염으로 얼마 살 수 없었습니다. 의사는 그에게 살날이 몇 일, 아니면 몇 시간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 소원을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바로 ‘담배와 와인 한 잔’이었습니다.

딸 메테골드는 BT에 이렇게 전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포도주, 담배 한 개비였습니다. 그 분의 일생에서 와인과 담배는 많은 걸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병원은 금연건물이라 실내 흡연이 금지돼 있었습니다.”

죽어가는 환자의 마지막 소원. 간호사는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죠. ‘거실 발코니가 있었는데 거기로 침대를 밀고 가 창문을 열고 흡연을 한다면 어떨까’ 한 거죠. 괜찮은 생각 같았습니다.

입원 부서 간호사들은 한센의 침대를 발코니로 밀고 갔습니다. 마침 석양이 아름답게 대지를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환자에게 담배 한 개비, 백포도주 한 잔을 주었습니다.

딸 메테골드는 “간호사가 규칙을 유연하게 적용했다”며 “내 아버지에게 감정을 이입했고, 부드러움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아버지가 마지막 소원을 이루고 가실 수 있게 돼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간호사는 한센이 발코니 침대에 누워 담배와 와인을 즐길 때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가 사망한 후 오르후스 대학 병원은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은 4600번 공유되고 5.6만 번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2500개 코멘트가 쌓였죠. 모두 병원을 칭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병원 언론 담당자는 모든 긍정적인 반응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진을 올려도 좋을지 우리는 심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 직원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월요일인 지난 3일 병원에 입원한 한센은 금요일인 7일 정오 사망했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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