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구하려고 영하 24도 시베리아 눈길 '8km' 걸어간 4살 소녀

youjin_lee2017-03-07 14: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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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iberian Times
새벽 6시, 영하 24도의 날씨에 4살 소녀는 깜깜한 어둠 속을 홀로 걸었습니다. 주위에는 소녀의 가슴팍 높이까지 쌓인 눈이 가득했습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베리안 타임즈는 이웃집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홀로 눈 위를 8km 걸어간 용감한 소녀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사글라나 셀첵(Saglana Salchak·4)은 아침에 일어나 옆에 자고 있는 할머니를 껴안았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할머니의 몸은 얼음장같이 찼습니다. 아이는 서둘러 할아버지를 깨웠습니다.

하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사글라나의 엄마이자 자신의 딸이 언제 집에 올지 알 수 없었던 상황에서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이웃집에 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말했습니다. 

Yury Darbaa/The Siberian Times
하지만 당시 시간은 아침 6시. 바깥은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눈이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는 상황을 알 수 없었습니다.

사글라나는 할아버지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 성냥 한 갑을 들고 나섰습니다. 예전에 할머니와 함께 걸어가 본적 있는 길이라 그저 강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는데요. 바로 사글라나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집이 8km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입니다. 러시아 시베리아 투바 지역의 외딴곳에 사는 사글라나는 몽골 근처의 외딴 벽지 소도시에 있는 이웃집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는 3시간 동안 얼어붙은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도로도, 사람들이 지나다녀서 생긴 길도 없고 오로지 강만 있었습니다.

사글라나의 엄마와 사글라나. Yury Darbaa/The Siberian Times
도착 당시 탈진에 가까웠던 사글리나는 이웃에게 "우리 할머니가 죽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들은 이웃 주민이 위성전화기로 당국에 알렸고 의료진이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할머니는 심장마비로 이미 숨을 멈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사글리나가 구조요청을 한 덕분에 눈이 보이지 않는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한 지역 사람은 "아이가 늑대에게 물려죽지 않은 것만 해도 행운이다. (아이가 걸어온) 길에서 늑대가 소를 공격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The Siberian Times, gdehorosho.ru
한편 사글라나네 집은 시베리아에서도 유독 인적이 드물고 외딴 지역으로 고대 요새 섬(Por-Bajin fortress) 인근에 위치해있는데요. 그곳에 있는 궁전은 약 1300년 전 비운의 중국 공주를 위해 지어졌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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