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IT NGO’ 대표 “비영리단체도 안정적 수익구조 필요하죠”

소다 편집팀
소다 편집팀2019-08-06 14: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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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만리 외국에서 살다 보면 궁금한 것도 많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은 순간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도 힘든 데다, 찾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도움을 줄 거라는 보장도 없죠.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도 자주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NGO(None Government Organization, 비정부기구) 단체 '조인어스코리아'의 대표 서용석 씨인데요. 그는 지난 2010년 국내 최초의 IT 형 NGO 단체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 “IT를 통해, 지식을 매개로 민간 외교를 하는 단체" 

"조인어스코리아는 언어교환단체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을 통해 지식을 교류하는 단체입니다. 외국인들이 다양한 언어로 궁금한 점을 물어 오면 해당 질문을 여러 언어를 통해 대답해 주게 됩니다. 지식을 매개로 하는 민간 외교 단체라고 할 수 있죠."

현재 조인어스코리아는 영어, 중국어 등을 포함하여 총 29개국 언어로 언어 교환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IT NGO 단체라고 칭하는 것 또한 대부분의 활동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인데요. 


"네이버의 지식인과 같은 단체를 생각했었습니다. 다양한 질문을 올리고 답을 얻을 수 있지만 한국어를 잘하지 못하면 불가능하죠. 그래서 자국어로 올리면 그 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구조의 사이트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흔히들 한국을 'IT 강국'이라고들 하는데 이러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다른 한국어 교육 단체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거나, 전문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등 복잡한 조건인 것도 한몫을 했습니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도록 IT를 도입한 것이죠. 현재는 대면 활동도 필요하다는 생각에 한국어 교육 교실(2015~), 지방 거주민 1:1 매칭 한국어 교육(2018~), 한국 문화체험 등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출처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처음에는 가벼운 여행 소모임을 생각했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NGO를 만들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학 졸업 이후 직장 생활을 하다가 사업을 시작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두 번의 사업 실패 이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던 것이 바로 봉사활동 경험이었습니다.

"사업 당시 통역 관련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 당시 전화 통역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라는 특성상 장점도 있지만 한계도 명확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완하자고 생각하게 되어 이 활동을 하게 됐죠."


이때 아이템으로 생각했던 것이 바로 여행이었습니다. 외국인과 함께 여행하는 단체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죠. 그러다 온라인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고민하게 됐고, 외국인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언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조인어스코리아는 그렇게 탄생하게 됐습니다. 

조인어스코리아 홈페이지, 사진=https://blog.joinuskorea.org/
● “원래는 사업으로 시작했었습니다" 

조인어스코리아 또한 원래는 사업으로 시작했었습니다. 그러나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었기 때문에 대의명분과 사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체보다는 비영리단체로 형태를 바꾸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NGO 대표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먹고 사는 일이다 보니 (타 직업군과) 동일 선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단체가 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지요. 정부가 하기에는 조금 민감할 수 있는, 버거운 일을 분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조인어스코리아도 사회적 기업보다는 NGO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단체를 재정비하면서 황당한 일도 겪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들 때 완성하기 전까지는 검정 화면이다 보니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은 채로 급여만 받고 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다수 거쳤고, 개발자를 8명까지 교체하여 지금까지 왔습니다."

● "우리 단체만의 강점을 살려 수익을 창출해보고자 합니다"

단체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익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서용석 대표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이에 타 기관과 차별적인 조인어스코리아만의 다양한 장점을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웹 개발, 모바일 에플리케이션, 통 번역 등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는 중입니다. 또한 29개나 되는 다양한 언어를 할 수 있는 기관이 많지 않다 보니 통번역 요청도 종종 들어 옵니다. 언어 능력을 인정받아서 지난 2017년에는 U-20 피파 월드컵에 통역으로 참가하기도 했고요. 

출처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엘리트의 시선에서 보는 한국은 어떠한지"

조인어스코리아만의 특별한 활동을 뽑으라고 하면 단연 2012년도부터 진행된 '국가별 주한대사 릴레이 인터뷰'를 꼽지 않을 수 없는데요. 

"대사는 한 나라의 상징적 존재, 그 나라의 엘리트다 보니 그런 분의 시각으로 보는 한국은 어땠는지 궁금했습니다. 과거·현재·미래의 한국은 또 어떤지도요. 여기에 덧붙여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물어보면 재미있겠다 싶어 진행하게 됐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할 사람을 선출하다 보니 재능봉사자를 모집하게 됐습니다. 이것이 이후 한국어 교육 교실, 기자단, 영상 홍보자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기획하는 것에 기초가 되기도 했는데요. 경쟁률이 39:1 정도로 꽤 높아 선발은 자기소개서와 영상 인터뷰를 거쳐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최초로 폴란드 대사분이 인터뷰하겠다고 하자 타국 대사들에게서도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알릴 수 있던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양국 간의 관계에 영향을 받거나, 사정상 연기·취소되는 경우가 많아 아직 15개국 정도에 머물러 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인터뷰와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사진=권혁성 PD hskwon@donga.com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서 대표가 10여 년 간 이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적 네트워크의 연결'이라고 합니다.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서 만났던 사람들이 또 따로 만난다거나, 혹은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는 등의 일들이죠. 본국에 돌아가고 나서도 한글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을 보니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 감동적이었다고 합니다. 

"요새 유행하는 K-pop만 해도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등 굳이 알리고 싶지 않아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서 유명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등 SNS 매체가 매개로 활약한 것이고요. 굳이 무언가를 특정하여 알리기보다는 조인어스코리아의 홈페이지, 즉 IT 인프라를 매개로 (외국인들이) 한국의 다양한 면모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조인어스코리아는 앞으로의 목표가 확실하다고 합니다. 현재 리뉴얼 중인 홈페이지는 2019년 여름 내에 오픈을 완료할 예정인데요. 

"영리 기업들이 CSR 사업을 하는 등 앞으로는 영리와 비영리의 기준이 모호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NGO도 단체 유지를 위해 명확한 수익 구조가 필요하죠. 조인어스코리아도 그럴 예정입니다."

현재 조인어스코리아는 안정화를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중인 오프라인 수업도 더욱 지원 대상을 넓혀 갈 예정이고요. 얼마 전에는 이례적으로 한국어 교사로 외국인 학생 두 명을 뽑았습니다. 점차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에서 다들 그에 대해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서 대표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느리게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멈추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만족감, 보람, 가치를 느꼈기 때문에 이 길을 가려 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 만족감, 가치를 잊지 말고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규현 동아닷컴 인턴기자 dla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