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연루 사우디 암살단, 납치·고문 대가로 ‘성과급’ 요구

phoebe@donga.com2019-03-19 14: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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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이매진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 비밀 암살단은 수많은 반체제인사를 고문하고 납치한 대가로 왕세자에게 보너스를 요구한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3월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신속 개입 그룹’이라고 불리는 비밀단체 요원들은 2017년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가 반대파를 침묵시키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6월까지 이 암살단은 반체제 인사 숙청 건으로 너무 바빴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단체 지도자가 빈 살만 왕세자에게 금식 기간인 라마단 종식을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축제 때 나와서 일하는 팀원들에게 보너스를 줄 것인지 물어봤다고 NTY는 미국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NTY는 왕세자가 실제로 이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속 개입 그룹은 일상적인 업무로 사우디 왕가에 비판적인 성직자·지식인·운동가들을 구금해 왔다. 지난해에는 12명의 여성 인권 운동가들을 감금한 후 폭행과 전기충격, 물고문, 강간·살해 협박 등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와 직접관련 없는 자료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일부 작전은 다른 아랍 국가에서 사우디로 강제 송환한 죄수들을 왕궁 안에서 고문하는 것도 포함됐다고 미국 관리들은 말했다.

앞서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을 방문했다가 피살됐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터키 정부는 사우디 요원 20여명이 카슈끄지를 살해했고, 그 배후에는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고 지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사우드 알-카타니가 신속 개입 그룹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다. 다른 용의자인 마헤르 압둘아지즈 무트레브와 타아르 갈레브 알-하르비 역시 이 단체의 조직원이다.

현재 조사가 끝나지 않은 알-카타니는 가택연금 중이다. 혐의가 확인된 무트레브와 알-하르비는 카슈끄지 살해 혐의로 리야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살해 혐의로 11명이 재판을 받고 있으며, 그중 5명에 대해 법원에 사형 선고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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