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몰라 3억 7천 사기당한 할머니가 한글 배우고 쓴 시

kimgaong@donga.com2019-02-22 15: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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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문해교육센터
글을 알지 못해 친구에게 3억 7000만 원을 사기당했던 할머니의 시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국가문해교육센터는 매년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열고 있습니다. 그중 2018년 특별상을 수상한 김길순 작가의 시 '3억 7천'이 아직도 눈길을 모읍니다. 

김 작가는 과거 친구와 화장품 가게를 열었습니다. 가게를 김 작가의 명의로 해준 친구가 그저 고마웠다고 하네요. 

하지만 친구의 배신으로 3억 7000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됐습니다. 결국 아들의 방을 빼서 빚을 갚았다고 하네요. 당시 ‘글만 알았어도… 이런 사기는 당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억울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김 작가는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혼자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김 작가는 시에서 “나는 기를 쓰고 공부를 시작 했다. 이제는 은행도 혼자 가고 싸인도 한다. 사기 당한 돈 3억 7천이 글 배우게 된 값이다”라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김길순 할머니가 쓴 시를 감상해 보시죠. 


3억 7천        -김길순-

“너는 글 잘 모르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
고마운 친구와
화장품 가게를 시작했다.
명의도 내 이름
카드도 내 이름으로 해준 친구가
너무 고마웠다.

어느날 친구는
은행 대출을 해서 도망갔고
나는 3억 7천만원의 날벼락을 맞았다.
아들 방까지 빼서 빚을 갚으며
‘글만 알았어도…… 글만 알았어도…….’
가슴을 쳤다.

나는 기를 쓰고 공부를 시작 했다.이제는 은행도 혼자 가고 싸인도 한다.사기 당한 돈 3억 7천이글 배우게 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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