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된 분재 도둑맞은 주인, 도둑에 “물은 제때 주길” 호소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2-18 11: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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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이무라 후유미 씨 페이스북
조상 대대로 애지중지 관리해 온 400년 된 분재를 도둑맞은 일본 분재 명인이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 도둑을 향해 “물이라도 제때 주라”고 호소했다.

도쿄 인근 사이타마 현에서 일본 전통 분재 정원 ‘희락원’을 운영하는 이이무라 세이지 씨와 후유미 씨 부부는 지난 1월 13일 귀한 분재 일곱 점을 도난 당했다. 도둑이 훔쳐간 분재들 중에는 400년 된 향나무도 포함돼 있었다. 피해액은 1300만 엔(한화 약 1억 3000만 원)에 달한다.



후유미 씨는 SNS를 통해 마치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와 같은 심정이라며 상실감을 드러냈다. 금전적 손해를 본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자식같이 돌봐 온 분재가 말라 죽을까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누군가 분재에 물을 주고 있길 바란다. 이 오래된 분재는 영원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아주 섬세한 돌봄의 손길이 필요하다. 일주일만 물을 주지 않아도 말라 죽을 것”이라며 염려했다.

남편 세이지 씨는 아사히신문에 “분재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연관됐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도난당한 향나무 분재 하나만 해도 1000만 엔(약 1억 원)에 달하며 암시장에서는 더 비싸게 팔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분재 3000여 점으로 가득 찬 정원을 관리해 온 부부는 그 동안 일반 대중에게도 정원을 공개해 왔다. ‘분재는 부자들이나 하는 비싼 취미’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부부는 이번 사건 때문에 정원 공개를 철회할 계획은 없지만, 보안 설비를 갖춰 도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