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소년 “드론 띄워 780만 원 벌었어요”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9-01-11 17: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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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udson Horne
아기 돌보기, 마당 청소, 심부름 등 어린이와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소소한 용돈벌이는 꽤 있습니다. 하지만 드론을 띄워 용돈을 버는 학생은 좀처럼 많지 않죠. 13세 호주 소년 허드슨 혼(Hudson Horne)은 2018년 한 해 동안 7000달러(약 780만 원)나 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이 정도면 '용돈'이라 부르기엔 상당히 큰 돈인데요. 허드슨은 사실 드론 촬영 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입니다.

아홉 살 때 처음으로 드론을 갖게 된 허드슨은 금세 직접 드론을 만들 정도로 푹 빠졌습니다. 2016년부터는 주택가 상공, 바다 위 등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드론을 날려 독특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멋진 사진이 나오자 허드슨은 이 사진들을 인화하거나 엽서로 만들어 팔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열한 살에 자기만의 창업 아이템을 만든 소년의 이야기는 현지 매체 ‘선샤인 코스트 데일리’는 물론 BBC등 여러 언론을 통해 소개됐습니다.

아직 어린 나이인 허드슨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데는 부모님의 지원 덕이 컸습니다. 단, 부모님은 금전적 지원보다는 사업가로서의 마음가짐을 알려주는 데 더 집중했습니다.

“등굣길에 엄마께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팔아 보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사업에 필요한 정보와 제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전문가용 드론을 살 비용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 오면 방법을 알아봐 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허드슨이 주택가 부지 상공에 드론을 띄워 촬영한 영상. 사진=BBC 영상 캡처
사진=Hudson Horne
허드슨은 어렸을 때 갖고 놀던 기차놀이 세트 등 장난감들을 중고로 처분하고 이웃집 잔디를 깎아 주며 돈을 모았습니다. 평소 용돈을 받기 위해 집에서 하던 심부름도 더 많이 늘렸습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꾸준히 노력해 돈이 모이자 아버지가 인터넷으로 고급형 드론을 주문해 주었습니다.

허드슨의 사업 분야는 풍경사진뿐만이 아닙니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매매용 부지 상공에서 찍은 영상을 제공하기도 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건축물 사진이 필요할 때도 허드슨이 나섭니다. 결혼식 날 특별한 사진과 영상을 찍어 주는 웨딩사진 작가로도 활동합니다. 운 좋게도 어머니 친구 중 부동산 중개업자가 있어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빨리 얻을 수 있었습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직접 다진 ‘사업’이니만큼 허드슨의 애착과 마음가짐도 남다릅니다. 허드슨이 직접 지은 회사 이름은 ‘넥스트 레벨 렌즈(Next Level Lens)’입니다. 비록 지금은 사업자가 될 수 없는 나이라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가족회사로 만들었지만, 언젠가 어엿한 CEO로 ‘레벨업’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