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 세계최고령 곡예사…‘꿈 꾸는데 나이는 숫자일 뿐’

phoebe@donga.com2019-01-14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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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도전하기에 나이가 너무 많아 좌절한 경험, 많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기 미치게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데 나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걸 몸소 증명해 보인 여성이 있습니다. 만으로 86세인 미국 할머니 베티 고드하트(Betty Goedhart·86) 씨입니다. 2019년 세계 최고령 곡예사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고드하트 씨를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라호이아에 사는 고드하트 씨는 최근 폭스5 뉴스를 비롯해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서커스단에서나 볼 수 있는 높은 공중그네를 타고 자유자재로 공연하는 모습은 경이롭습니다. 탄탄한 몸매는 부럽기까지 합니다. 그는 84세 획득한 기네스북 세계 최고령 곡예사 타이틀을 계속 유지 중입니다.  

하지만 고드하트 씨는 “언젠가 누군가 내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라며 “영광이었고, 지금도 영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늘을 날겠다는 욕망은 어린 소녀 시절 시작됐습니다. 서커스단 공중그네 쇼를 보고 ‘언젠가 나도 저걸 할 거야’라고 마음먹었죠. 하지만 그 결심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뤄졌습니다.

고드하트 씨는 7세 때 스케이트를 시작했고 19세에 아이스 스케이팅 공연예술가가 됐습니다. 이후 은반 위에서 스케이팅 쇼를 펼치는 홀리데이 온 아이스에 입사해, 세계로 공연 여행을 다녔습니다. 거기서 현재 작고한 그 회사 경영자 스키 고드하트 씨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영국에서 사업체를 정리하고 은퇴한 고드하트 씨는 미국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8년 전인 78세 생일, 누군가 고드하트 씨에게 공중곡예 수업 쿠폰을 선물했습니다. 스케이트 공연을 다니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배운 고드하트 씨, 하지만 이렇게 용감한 그녀도 처음 공중그네를 탈 때는 겁에 질려 있었다고 합니다. 고소공포증 때문입니다. 

“높을 곳을 무서워했다. 플랫폼 위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너무 두려웠다. 생각하는 것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난 여기 있어’ 하며 뛰어내렸고, 그것은 내 삶을 바꿔놓았다.”

현재 베테랑 곡예사가 된 고드하트 씨는 “내게 이건 또 다른 세상”이라며 “인생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이고, 그 작은 쿠폰을 얻은 건 대단한 축복이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녀의 공중곡예 선생님인 앤드류 던컨 씨는 “나이 든 분들이 보통 버킷 리스트라면서 한번 배우고 말지만, 고드하트 여사는 일주일에 네 번씩 꾸준히 왔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보다 더 많이 연습해서 놀란다. 고드하트 여사가 사다리를 오르는 걸 볼 때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어떤 묘기는 저보다 훨씬 더 잘한다. 놀라운 분이다.”

구순(九旬)을 바라보는 나이. 앞으로 얼마나 좋아하는 공중그네를 탈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드하트 씨는 “더 오늘을 즐겨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여러분의 나이는 여러분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없다. 해보시라. 해봐야 한다. 그럼 아마도 여러분은 놀랄 것이고, 스스로 되게 자랑스러울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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