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7 10:03

잡스 이후 혁신 없고 높은 가격만… ‘애플 시대’의 종언?

동아일보
에디터 동아일보|
“애플이 중국에서 목격한 문제는 애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의 문제는 중국 시장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미국 인터넷 언론 액시오스)

2018년 8월 미국 기업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달성하며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미국 간판 정보기술(IT) 회사 애플의 미래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월 4일(현지 시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5년 만에 1%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삼성의 추락이 외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교훈을 준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중국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2019 회계연도 1분기(2018년 12월 29일 종료) 매출 전망치를 당초보다 5∼9% 하향 조정했다.

중국은 물론이고 미 언론도 애플의 ‘차이나 쇼크’를 미중 무역 분쟁과 중국 경기 둔화 등의 거시경제 요인만으로 설명하진 않는다. WSJ는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유사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을 더 싸게 공급하면서 애플의 매출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고가 전략을 펴는 아이폰이 중국 회사에 밀리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 스마트폰 회사들의 저가 공세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2016년 삼성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건 등으로 중국에서 고전했던 삼성전자의 전략 수정 사례를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등의 성장시장에 맞춰 후면 카메라 4개를 배치한 갤럭시 A9 등 최고의 중급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인도에 7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공장도 짓고 있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선보이며 개척한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와 아이폰 혁신 역량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1월 3일 ‘애플 시대의 종언인가’라는 칼럼을 통해 “스마트폰 확산이라는 마지막 혁신의 대폭발이 분명히 끝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혁신 기술은 별로 없는 데다 배터리 교체 비용이 떨어지고 이동통신사 보조금이 줄면서 아이폰 교체 주기가 2015년 약 2년에서 2018년 약 3년으로 늘어난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서한에서 “선진국 시장의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가 기대보다 적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월 4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애플의 매출 전망치 하향 조정과 관련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애플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다. (쿡 CEO에게) 중국보다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